코스피 '8400 돌파' 최고치에 매도 우려 덜어낸 국민연금…국내주식 목표 비중 20.8%로
오늘(29일) 코스피, 전장 대비 3.55% 폭등한 8476.15 마감…역대 최고치 경신
국민연금 1분기 적립금 1526조원 돌파…중동전쟁 악재 뚫고 4.42% 수익률
![[사진=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9/552779-26fvic8/20260529173047728uuuh.png)
국민연금이 최근 국내 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반영해 올해 국내주식 보유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대폭 상향 조정한 가운데 29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의 연기금 매도 공포를 덜어냈다.
당초 국민연금이 설정한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14.4%였지만 코스피 상승세에 따라 지난 1월 한 차례 14.9%로 상향된 바 있다.
기금위는 "국내 주식시장의 구조적인 변화와 기금의 장기 수익성·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목표 비중 조정을 통해 기금 유지를 위한 기계적 매도(리밸런싱)를 줄여 국내 증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변경된 비중은 리밸런싱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다음 달 말부터 적용된다.
이와 함께 변동성이 커진 장세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국내주식의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도 한시적으로 확대하고 하루 최대 리밸런싱 규모는 축소하는 등 운용 규칙을 개선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이날 발표한 잠정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3월 말) 기준 국민연금 기금적립금은 지난해 말 대비 68조원 증가한 1526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운용수익률은 4.42%(금액가중수익률)로 나타났다.
이는 해외 주요 연기금인 노르웨이(GPFG·-1.9%), 네덜란드(ABP·-0.5%) 등이 같은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양호한 성과다. 과거 전북 전주 이전 당시 제기됐던 인력 유출과 운용 경쟁력 약화 우려를 완전히 뒤로하고 글로벌 최정상급 경쟁력을 입증한 셈이다.
자산군별 1분기 수익률은 국내주식 21.67%, 해외주식 -0.11%, 국내채권 -2.03%, 해외채권 4.98%, 대체투자 5.27%로 집계됐다.
지표에서 보듯 전체 수익률을 견인한 일등 공신은 국내주식이었다. 지난 2월 말 미·이란 전쟁 발발에 따른 글로벌 투자심리 악화로 해외주식이 일부 조정을 받고 글로벌 주식시장이 전년 말 대비 5.36% 하락하는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내 주식시장은 반도체 중심 랠리로 19.89% 상승하며 국민연금에 두 자릿수(21.67%) 성과를 안겼다.
채권의 경우 유가 상승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금리가 상승(국고채 3년물 전년 말 대비 +60.4bp, 미국채 10년물 +18.1bp)하면서 국내채권 평가 가치는 하락했으나, 해외채권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가 반영되며 양의 수익률을 지켜냈다.
특히 고금리와 공실률 상승으로 대규모 손실을 낸 해외 연기금들과 달리 대체투자 부문(2024년 17.09%, 지난해 8.03%)에서 거둔 방어력도 주목할 만 하다. 인공지능(AI) 관련 미국 빅테크 주식 투자와 강달러 수혜가 맞물린 가운데 국민연금이 투자한 서울 광화문 그랑서울, 테헤란로 센터필드 등 국내 핵심 업무지구 오피스 빌딩들이 탄탄한 임차 수요와 낮은 공실률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특히 코스피가 사상 처음 3000포인트를 돌파했던 2021년 '동학개미운동' 당시의 트라우마가 언급된다. 당시에도 국민연금은 여론과 정치권의 거센 압박에 밀려 국내주식 비중을 높였지만 고점에서 차익을 실현할 타이밍을 놓치면서 이듬해(2022년) 국내주식 -22.76%, 전체 기금 -8.22%라는 막대한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향후 예기치 못한 충격으로 주가가 급격한 조정을 받을 경우 늘어난 비중만큼 국민연금이 고스란히 독박을 써야 하는 구조다.
이에 대해 김성주 이사장은 비판적 시각에 강력히 선을 그었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을 국내 주식 부양용으로 활용한다거나 정책적 요구에 따라 움직인다는 지적은 전혀 맞지 않다"며 "시장이 좋아서 수익을 내고 있는데 이 장을 포기하고 수익률이 떨어지는 채권 시장으로 갈 수는 없다. 국민연금은 장기 투자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금위는 중장기적으로 해외투자와 대체투자를 확대해 위험을 분산하는 기조는 흔들림 없이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날 확정된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2031년 말 기준 최종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주식 55% 내외, 채권 3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다. 시장 상황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위해 내년도(2027년)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올해 상향된 수치와 동일한 20.8%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중기자산배분은 최근의 급격한 시장 여건 변화에 대응해 기금의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극대화하면서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함께 고려한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원칙과 유연성이 조화되는 기금운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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