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도 스마트폰처럼 간편하게…정부, PnC 인프라 확대 추진
고속도로 공공 급속충전기 시범 운영 9월말 시작
PKI 기반 공공 인증 인프라로 보안·호환성 확보 추진

정부가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전기차 자동 충전·결제(PnC·Plug and Charge) 시스템 확대에 나선다. 충전 케이블만 연결하면 차량 인증부터 충전, 결제까지 자동으로 처리되는 기술로, 전기차 충전 과정을 간소화해 사용자 편의를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국환경공단, 현대차그룹과 함께 전기차 자동 충전·결제 서비스 인증체계 구축을 위한 실무협의에 착수한다. PnC는 국제 표준(ISO 15118) 기반 기술이다. 사용자가 별도 회원카드나 신용카드를 꺼낼 필요 없이 차량과 충전기가 자동으로 통신해 충전과 결제를 한 번에 처리한다.
정부는 이번 협의를 통해 차량과 충전기, 결제 서버 간 인증 체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공공 인증 인프라(PKI·Public Key Infrastructure) 구축을 추진한다. 차량 신원 확인과 결제 과정에 암호화 통신을 적용해 보안성을 높이고 제조사·충전사업자 간 호환성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기술 검증과 실증을 거쳐 오는 9월 말부터 고속도로 휴게소 공공 급속충전기를 중심으로 일부 시범 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장거리 이동 수요가 많은 고속도로 충전망을 우선 적용 대상으로 삼아 실제 이용 편의성과 안정성을 검증하겠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그동안 민간 중심으로 운영되던 PnC 기술을 공공 충전 인프라로 확대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충전사업자들도 관련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비는 지난 11월 플러그 앤 차지(PnC) 서비스를 리브랜딩한 '바로채비'를 선보였다. 커넥터를 꽂는 순간 인증·충전·결제가 한 번에 자동 처리되는 방식으로, 최초 1회 충전만 하면 이후에는 별도 조작이 필요 없다. 이외 SK일렉링크, EVSIS 등 주요 충전사업자 역시 ISO 15118 기반 인증 체계와 자동결제 기능 실증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충전 인프라 경쟁 구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초기 전기차 시장이 충전기 숫자와 충전 속도 확보 경쟁이었다면 최근에는 '얼마나 불편 없이 충전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BYD·지커 등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기반 사용자 경험을 앞세워 경쟁력을 높이면서 국내 업체들도 충전 생태계 고도화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향후 차량 운영체제(OS)와 결제, 충전 네트워크가 하나로 연결되는 방향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PnC는 단순 결제 편의 기능이 아니라 차량과 충전 인프라를 연결하는 핵심 소프트웨어 플랫폼 경쟁"이라며 "누가 먼저 안정적인 표준과 생태계를 구축하느냐에 따라 향후 전기차 시장 주도권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권지용 기자 senna@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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