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리스×대기업] ③'LG 엑사원 동맹' 발판 삼아 글로벌 노리는 퓨리오사AI
LG 글로벌 시장 교두보 삼아 美 브로드컴과 파트너십 체결

[시사저널e=김도영 기자] [편집자주] 글로벌 AI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국내 팹리스 기업들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리벨리온·퓨리오사AI·딥엑스 등 이른바 'K-팹리스'는 저전력·고효율 AI 추론 반도체를 무기로 AI 데이터센터와 온디바이스 AI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 기업은 '기술 개발' 단계를 넘어 대기업 간 합종연횡으로 한국 시스템반도체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본지는 3회에 걸쳐 K-팹리스와 대기업 협업 사례가 국내 시스템반도체 생태계 확장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에선 어떤 틈새를 공략하는지 그 의미와 과제를 짚어본다.
퓨리오사AI가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구축한 협력 체계를 LG그룹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 엑사원(EXAONE) 최적화를 통해 확보한 기술적 접점을 바탕으로 LG CNS, LG유플러스와도 협력에 나서면서 AI 모델을 넘어 서비스·인프라 영역으로 협력 범위를 넓혀가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올해 초 LG CNS, LG유플러스 등 LG계열사들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LG그룹에서 엑사원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LG그룹사들은 자연스럽게 엑사원에 최적화되어 있는 레니게이드를 사용하게 된다"면서 "LG계열사들이 레니게이드를 자체적으로 활용하거나 자사와 함께 사업을 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퓨리오사AI의 2세대 NPU인 레니게이드(RNGD)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대비 압도적인 전력 효율을 보이며 AI시대 전력 수요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퓨리오사AI는 LG CNS와 'AI 인프라 사업 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NPU(신경망처리장치) 기반 AI 서비스를 개발해 공공 AX 시장 공략하겠단 구상을 밝혔다. 지난 3월엔 데이터가 외부 클라우드로 전송되지 않고 기업 내부 인프라(온프레미스 환경)에서만 처리되는 일체형 AI 장비 '소버린 AI 어플라이언스' 개발을 위해 LG유플러스와 AI 인프라 분야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신경계처리장치(NPU) 칩 '레니게이드'를 기반으로 한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모델 '엑사원 4.0'의 상용화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퓨리오사AI가 '엑사원 3.5' 모델에 이어 최신 모델인 '엑사원 4.0'에서도 레니게이드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 퓨리오사AI-LG, "고객사·공급사 관계 넘어 장기적 관점의 협력 파트너"
퓨리오사AI는 AI 연산에 특화된 반도체인 NPU를 설계·개발하는 국내 대표 AI 반도체 스타트업이다. 2023년 6월 LG AI연구원과 차세대 AI 반도체 및 생성형 AI 관련 공동연구·사업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레니게이드 환경에서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모델을 구동하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이후 작년 7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콘서트 2025'에서 ▲'엑사원 3.5'와 레니게이드 기반 추론 최적화 검증 ▲GPU 대비 2.25배 수준의 전력당 성능 달성 ▲기업용 온프레미스 AI 솔루션 협력 등 2년여간의 협력 성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퓨리오사AI는 LG AI연구원과의 협력을 통해 자사 AI칩을 엑사원 모델에 빠르게 최적화해왔다. 퓨리오사 AI 관계자는 "LG AI연구원에서 새로운 버전의 AI모델이 나오기 전에 우리에게 먼저 알려주고 모델 구조에 대한 정보도 미리 공유해준다"며 "사전에 최적화를 진행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퓨리오사AI가 엑사원의 신규 모델 구조를 사전에 공유받아 모델 공개 전부터 레니게이드 최적화를 진행하는 등 양사가 고도화된 협력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이런 협력이 없었다면 모델이 공개된 뒤에야 최적화를 시작해야 하니까 훨씬 늦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퓨리오사AI와 LG그룹이 단순한 고객사·공급사 관계를 넘어 장기 협력을 전제로 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협력은 국내 AI 생태계 전반에서 입지를 공고히 한 후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으로 확장시키려는 퓨리오사AI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선 결국 국내 대기업과의 실증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업계 시각이기 때문이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K-LLM 계열 모델 중 엑사원 모델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그 모델을 중심으로 최적화했다"며 "이를 통해 엑사원 모델을 사용하는 다른 AI 애플리케이션 회사나 엔터프라이즈들과도 협력하게 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퓨리오사AI는 현재 LG그룹사 외에도 삼성전자, 삼성SDS 같은 국내 대기업들과도 협력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해외에 진출하려고 하면 "국내에서는 누가 사용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가장 먼저 받는다"며 "국내 대기업 레퍼런스가 하나도 없으면 사실 사업 시작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퓨리오사AI는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 확대에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28일 퓨리오사AI는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2나노 공정 기반 3세대 AI 가속기와 차세대 AI 추론 플랫폼을 공동 개발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퓨리오사AI가 국내 실증 경험에서 확보한 기술력과 상용화 경험을 통해 이룩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퓨리오사AI는 올해 하반기 양산 예정인 '레니게이드+'와 '레니게이드 맥스' 등 파생 칩들도 LG그룹에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퓨리오사AI 관계자는 "특정 칩을 공급한다기보다는 출시되는 제품을 사업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납품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브로드컴과 공동 개발해 2028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칩의 공급 가능성도 제기된다. 퓨리오사AI는 고객사의 모델과 워크로드에 따라 적합한 칩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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