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째 ‘셀코리아’, 이달만 43조 팔아치워···외인들, 한국 증시 탈출 행렬?
전문가들 “한국 증시 선호도 낮아진 것 아냐
상승에 차익 실현, 비중 높아져 조정 나선 것”
외인 순매수 전환 위해선 “실적 개선 있어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고가를 또 경신한 29일 외국인은 1조원 넘게 한국 주식을 판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세는 4개월째 이어지고 있고, 이달 들어서도 40조원 넘게 팔아치웠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대거 순매도를 두고 외국인의 한국 증시 선호도가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분석한다. 코스피가 올해 급등한 영향으로 외국인의 포트폴리오상 한국 주식 비중이 커져 리밸런싱(자산 비중 조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다.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을 보면 지난달 외국인은 상장주식 4조460억원을 순매도하며 4개월 연속 ‘팔자’ 기조를 이어갔다. 이달 들어서도 외국인은 28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43조6465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16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도 흐름이 5개월째 계속되고 있지만 시가총액 기준 외국인의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꾸로 오름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비중은 39.92%로 올해 1월2일(36.67%)과 비교하면 3%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이유는 주가 상승에 있다.
외국인이 팔아치우는 것보다 외국인이 대거 보유하고 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의 주가 상승세가 더 가팔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초 12만8500원에서 이날 31만7000원으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67만7000에서 233만3000원으로 급등했다.
증권가는 최근 외국인의 매도 흐름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분석한다.
주가가 많이 오른 만큼 차익을 실현하고, 투자 비중을 다시 맞추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뜻이다.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자국 주식’ ‘선진국 주식’ ‘신흥국 주식’ ‘선진국 채권’ 등등 포트폴리오가 분산되어 있는데 한국 주식이 유독 오르다 보니 목표 비중을 초과해 이를 팔고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이 한국 시장이 떨어질 것 같아서 빠져나갔던 과거와 다른 흐름이라는 게 증권가의 이야기다.
정나영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시장 내 외국인 보유비율과 외국인의 순매수 추이를 함께 살펴보면, 외국인의 보유비율이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순매도를 통해 보유비율을 유지하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며 “외국인의 순매도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선호도 감소가 아닌 리밸런싱 목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이란 전쟁 여파로 변동성이 커지고 미국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등도 외국인 자금의 이탈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외국인의 순매도를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지만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을 위해선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다시 순매수로 돌아서기 위해선 반도체 업황 호조 지속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기업 실적 개선이 이어져야 한다”며 “미국 금리 안정과 달러 강세 완화가 동반된다면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도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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