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괴물 224cm 웸반야마 3점슛의 과학…유연성과 '릴리스포인트'

키 2m24cm의 센터가 3점 라인 훨씬 너머에서 슛을 쏜다. 상체를 꼿꼿이 세운 채 손끝으로 공을 밀어 올리는데 살짝 뛰어오르는 것만으로도 공은 높고 가파른 포물선을 그리며 링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주인공은 미국프로농구(NBA)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빅터 웸반야마 선수다. 28일(현지시간) 열린 서부 콘퍼런스 결승 6차전에서도 3점슛 4개 포함 28득점을 올리며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를 110대82로 격파해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위한 승부를 7차전으로 끌고 갔다.
웸반야마 선수가 NBA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2m24cm의 장신임에도 장거리 3점슛 성공률이 높기 때문이다. 보통 키가 큰 장신 선수들은 골밑 플레이에 특화되기 마련인데 웸반야마 선수는 골밑과 외곽을 가리지 않고 상대를 위협한다.
과학자들에게도 웸반야마 선수의 이같은 특출난 플레이는 연구대상이다. 28일(현지시각) 미국 과학 매체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이 물리학·생체역학 전문가들을 취재해 웸반야마 선수의 3점슛을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웸반야마 선수의 3점슛 비결로 키에서 나오는 높은 릴리스 포인트(공을 놓는 지점)와 온몸 관절을 유연하게 활용하는 슛 자세를 꼽는다. 수직에 가까운 상체 자세까지 맞물려 장거리 슛 정확도를 높인다는 분석이다.
키가 크면 이론적으로 슛에 유리하다. 농구 골대에 물리적으로 더 가깝고 수비수가 막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경기에서는 다르다. 전문가들은 장신 선수들이 오히려 3점슛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설명한다.
에이미 포프 미국 클렘슨대 수석 강사는 "팔이 길면 슈팅 동작을 일관되게 조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팔이 길수록 공을 놓는 순간 미세한 오차가 커지기 때문이다.
디미트리에 차바르카파 미국 캔자스대 제이호크 운동수행연구소 부소장은 "장신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3점슛에 특화된 훈련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손과 발, 몸 전체의 동작을 조율하는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슈팅 자세를 잡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웸반야마 선수가 유리한 첫 번째 이유는 릴리스 포인트다. 슛할 때 공을 놓는 위치가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높다.
포프 수석강사는 "키가 작은 선수들은 충분한 슛 사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강하게 점프하거나 몸을 앞으로 크게 기울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웸반야마 선수는 다르다. 공을 놓는 지점 자체가 높아 살짝 뛰어오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슛 속도가 나온다고 분석했다.
래리 실버버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기계항공공학과 명예교수팀이 2008년 국제학술지 '스포츠 과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도 이를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공을 높은 지점에서 놓는 슈터일수록 슛 동작의 일관성만 유지된다면 더 높은 정확도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 비결은 상체 자세다. 웸반야마 선수는 슛 동작 내내 상체를 거의 수직으로 유지한다.
포프 수석강사는 "웸반야마 선수의 상체는 슛 과정에서 수직을 유지하는 반면 작은 선수들은 사거리 확보를 위해 몸 전체를 앞으로 기울이거나 크게 도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체가 흔들리지 않으니 슈팅 동작이 안정적이고 반복 가능해진다.
세 번째 요소는 유연성이다. 차바르카파 부소장의 연구에 따르면 효율적인 3점슛은 '아래에서 위로' 시작한다. 엉덩이를 낮추고 상체를 수직으로 세운 뒤 팔꿈치를 공 아래에 붙이는 동작이 기본이다. 엉덩이·무릎·발목을 충분히 구부려야 슛에 필요한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차바르카파 부소장은 "관절을 충분히 구부리지 못하면 슛에 필요한 힘 자체가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웸반야마 선수는 2m24cm의 신장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 뛰어난 유연성 덕분에 긴 팔다리를 단점이 아닌 무기로 활용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신체적 이점만으로 웸반야마 선수를 설명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실버버그 명예교수는 "웸반야마 선수는 자신의 키라면 어떤 수비수도 막기 어렵다는 걸 알면서도 더 먼 거리에서 슛을 넣으려 한다"며 "다른 선수들이 시도조차 하지 않을 슛을 연습하는 것 자체가 창의성"이라고 평가했다.
<참고자료>
doi.org/10.1080/02640410802004948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