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지금은 반도체 재투자할 때”… 노동장관 ‘초과이익 분배론’과 대치
‘공론화 분위기 조성’ 해석도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29일 기업 초과 이익 분배론을 꺼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겨냥해 “기업 이익 활용의 최우선 원칙은 생산적 재투자여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사태를 계기로 대기업 이익 배분 논란이 확산하자, 기업 이윤은 분배보다 미래 경쟁력 확보에 우선 쓰여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본인 페이스북에 “지금은 반도체 산업이 만들어내는 이윤을 미래를 위한 생산적 재투자로 연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시간”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김 장관은 “현재의 경쟁력에 취해 있어서는 안 된다. 오늘의 이윤은 내일의 압도적 경쟁력을 위한 재원이 돼야 한다”며 “인공지능(AI) 시대의 승부는 압도적인 속도와 규모에서 갈린다. 단 한 번의 투자 실기조차 산업 생태계를 붕괴시키고 우리 기업들을 회복하기 어려운 패자의 길로 내몰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머뭇거림이 아니라 결단이며, 분산이 아니라 집중”이라고 했다. 기업 이익을 사회적으로 나누자는 주장에 대해, 반도체 등 전략 산업에서는 이윤을 투자 재원으로 집중해야 한다는 반대 논리를 편 셈이다.
앞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의 초과 이익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유일한 해법은 사회적 대화밖에 없다”고 했다. 김 장관은 ‘한국형 사회연대 임금 정책 가능성 모색에 관한 긴급 토론회’를 열겠다고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김영훈 장관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정부는 기업의 정당한 이익에 강제적으로 관여할 권한도, 생각도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초과 이익을 강제로 환수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원·하청 격차와 양극화 문제를 논의하자는 취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영훈 장관의 발언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 배당금’ 제안과 맞물리며 정부가 기업 이익 배분 문제에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번졌다.
반면 김정관 산업장관의 발언은 청와대가 전날 정부 차원에서 산업계 관점의 문제 제기 필요성을 언급한 데 따른 후속 반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두 장관의 엇갈린 입장이 부처 간 충돌이라기보다는, 기업 이익 배분 문제를 정부 안에서 공개 논쟁의 형식으로 띄우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가깝다는 것이다.
앞서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지난 28일 브리핑에서 “노동장관의 발언은 노동장관 입장에서 성과 배분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라며 “만약 산업부 장관이라면 그는 산업의 입장에서 기업의 초과 영업이익이나 이윤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 역시 향후 토론회를 통해 다양한 공론화의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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