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체제’ 드디어 깨지나…KBO 안방에 부는 세대교체 바람
KBO 안방 세대교체 시작되나

(MHN 황혜성 기자) KBO리그 포수 골든글러브는 양의지와 강민호가 양분해 왔다. 이른바 ‘양강 체제(양의지·강민호 체제)’의 시작은 2011년부터였다. 2011~2013시즌 강민호의 3연속 수상을 시작으로 2014~2016시즌 양의지의 3연속 수상, 이후로도 두 선수가 번갈아 수상하며 무려 15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두 선수가 모두 30대 후반 베테랑으로 접어든 이후에도 이들을 뛰어넘는 포수는 나오지 않았다. 타격, 수비, 투수 리드, 경험까지 갖춘 두 선수는 포수라는 특수 포지션에서 절대적인 존재감을 보여줬다.
최근 가장 근접했던 도전자는 박동원이었다. 2023년에는 LG 우승 포수이자 20홈런 포수였지만 양의지 214표, 박동원 63표로 밀렸다. 2024년에는 양의지가 후보 자격을 채우지 못해 빠지면서 박동원에게 절호의 기회가 왔지만, 강민호가 191표, 박동원이 89표를 받아 또 넘지 못했다.
강민호를 넘으면 양의지가, 양의지를 넘으면 강민호가 버티고 있었다. 결국 양의지와 강민호가 지키고 있는 골든글러브의 문은 누구도 열지 못했다. 그만큼 두 선수가 쌓아온 시간과 상징성은 컸다.
그러나 올해는 위기다. 양의지와 강민호는 동반 부진에 빠져 있다. 두 선수의 나이는 각각 38세, 40세에 접어들었다. 전성기를 훌쩍 지나온 나이다. 예전만큼 다시 기량을 회복해 반등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사실 두 선수의 전성기가 지난 것은 한참 전의 일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매년 좋은 활약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안타까운 현실도 존재했다. 한국 야구는 오랫동안 젊은 포수 부족에 시달렸다.
젊은 포수 자원이 성장하지 않아 리그에서 포수 자원이 매우 귀한 시기도 있었다. 2022시즌 이후 FA로 이적한 LG 박동원과 롯데 유강남이 예상을 뛰어넘는 거액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한화의 허인서다. 허인서는 장타력을 앞세워 단숨에 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포수로 떠올랐다.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9개의 아치를 쏘아 올렸다. 포수 중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타점도 28개나 기록했다.
포수 포지션에서 두 자릿수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는 흔치 않다. 양의지와 강민호가 오랜 기간 골든글러브를 양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수비 부담을 안고도 중심타자급 생산력을 냈기 때문이다. 허인서가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KIA의 한준수도 있다. 타율 0.307, 5홈런, 17타점, OPS 0.946을 기록 중이다. 홈런 숫자는 허인서에 밀리지만 출루율과 OPS가 높고, WAR 1.39로 포수 1위에 올라 있다. 공수에서 훨씬 안정적인 활약을 하고 있다.
다만 한준수도 아직 출전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지는 않다. KIA에는 김태군이 있고, 한준수도 마스크를 나눠 쓰는 상황이라 시즌 끝까지 주전 포수로 어느 정도 이닝을 쌓느냐가 중요하다.
김형준과 김건희도 세대교체에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김형준은 공격 수치만 놓고 보면 허인서, 한준수보다 임팩트가 떨어지지만 확실한 펀치력을 갖추고 있다. 수비력만 놓고 보면 가장 완성도 높은 젊은 포수다.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도루 시도 자체를 억제하는 포수라는 평가다. 실제로 2024년에는 150이닝 이상 소화 포수 중 도루 저지율 1위에 올랐다. 이미 대표팀 경험과 주전 포수 경험을 쌓은 자원이다.
김건희는 타율과 OPS에서는 아직 성장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4홈런 26타점이 보여주듯 타격 잠재력은 분명하다. 키움에서 많은 출전 기회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조형우, 손성빈, 윤준호까지 1군에서 기회를 받으며 성장 중이다. KBO 포수 풀이 조금씩 젊어지고 있다.
어느덧 15년 동안 포수 부문에는 양의지와 강민호만이 존재했다. 언젠가는 깨질 기록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 순간이 올해가 될 수도 있다. 한국 야구는 오랫동안 ‘양강 체제’를 깨뜨릴 젊은 포수를 기다려왔다. 이제 그 견고한 체제를 무너뜨릴 후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KBO리그 안방의 다음 시대를 열 선수는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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