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비정규직 채용 문턱 높인다...자회사까지 사전심사 확대

최예지 2026. 5. 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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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정부세종청사 11동 고용노동부. 2023.10.13[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공공기관이 비정규직을 채용하기가 한층 까다로워진다. 정부가 자회사와 출연기관까지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 대상을 확대하고 기간제 채용 필요성과 처우개선 예산 편성 여부까지 심사하도록 제도를 손질하면서다.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 남용을 막고 정규직 채용 원칙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는 2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가이드라인'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채용 사전심사제 운영방안' 개정안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4월 국무회의에서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의 후속조치다.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공정 고용관행을 개선하고 노동가치와 고용불안정성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27년 시행 예정인 공정수당·적정임금 제도의 세부 기준도 마련했다.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는 근무기간에 따라 공정수당을 지급하고, 월 정액임금이 최저임금의 118%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기간제 노동자의 임금을 해당 수준까지 인상하도록 했다.​

또 불가피하게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경우에도 최소 1년의 근로계약을 보장하고 초단시간 노동자에게도 근로시간에 비례해 공정수당과 주휴수당을 지급할 방침이다.

가장 큰 변화는 채용 사전심사제 확대다. 2018년 도입된 사전심사제는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을 중심으로 운영됐지만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 출연·출자기관과 공공기관 자회사까지 적용된다.

노동부는 그동안 일부 기관에서 사전심사제가 형식적으로 운영된다는 지적이 있었던 만큼 비정규직 남용을 막는 실질적 장치로 기능하도록 제도를 손질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비정규직 채용 필요성뿐 아니라 1년 미만 계약의 불가피성, 초단시간 근무 필요 여부, 처우개선 예산 편성 여부까지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이는 공공부문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져 온 단기 계약과 초단시간 채용을 줄이고 상시·지속 업무의 정규직 전환 원칙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비정규직 관리도 강화한다. 각 기관은 비정규직 현황과 임금 수준을 매년 관리해야 하며 비정규직 인원이 전년보다 10% 이상 늘어날 경우 증가 사유를 별도로 기록해야 한다. 상급기관은 연 1회 이상 산하기관 등에 대한 점검도 실시한다.

특히 정부는 사전심사제 운영 실태를 매년 조사하고 심사 실적과 심사위원회 구성의 적정성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사전심사제 도입 여부와 내실화 정도를 평가해 기관평가 등에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부터 모범적 사용자로서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가치가 존중받는 일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제도를 마련했다"며 "관계부처와 함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적극 지도·점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