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뒤집은 그 날 그의 한 방, 그 속에 LG 미스터리한 야구 담겨 있다
비결은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파고드는 고급 야구에 있다

(MHN 정철우 기자) "우리가 잘 하기 보단 상대가 못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결국 실력 아닌가 싶다."
LG 트윈스가 미스터리같은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28일 사직 롯데전서 8-5로 패하며 1위 삼성과 승차가 한 경기로 벌어지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선두를 위협하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 하나 뜯어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성적이다.
LG는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마무리 유영찬은 아예 시즌 아웃이 됐고 문보경 문성주의 공백은 한 달이 넘어 간다.
여기에 에이스 치리노스는 끝이 보이지 않는 부진을 겪고 있고 불펜은 이름값 못하는 선수들이 천지에 널려 있다.
타선도 여기 저기 구멍이다. 홍창기는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고 오스틴을 제외하면 제 몫을 하는 선수를 찾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28일 현재 LG의 팀 타율은 0.261로 7위다. 1위 kt 보다 2푼7리나 낮은 수치다. 팀 평균 자책점은 그나마 좀 낫지만 4.41로 그다지 좋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투.타가 다 무너져 있는 상황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LG는 좀처럼 무너지지 않고 있다. 최근 10경기서도 6승4패로 승률 6할을 기록하고 있다. 좀처럼 선두권에서 내려 올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삼성이 대단히 잘 나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 쉽게 떨어져 나가지 않는 LG 탓에 적잖은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LG는 여전히 두려운 존재다.
서용빈 LG 전력강화코디네이터는 "우리가 잘 했다기 보다는 상대가 잘 못해서 이기는 경우가 많다. 질 때는 큰 점수차로 지고 이길 때는 겨우 이긴다. 질 때 드러나는 전력이 현재 LG의 현실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 우리보다 상대가 더 못한 덕을 보고 있다. 이기기 어려운 경기가 상대 실수로 넘어 오며 우리가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 했다.
그러나 단순히 운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상대 실수를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결국 경기를 가져오는 것이 LG의 진짜 힘이라 할 수 있다.
서 코디네이터는 "상대가 헛점을 보였을 때 잘 파고드는 힘을 선수들이 보여주고 있다. 이기는 법을 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선수들이 필요할 때 필요한 야구를 하며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지금처럼 잘 버티다 보면 언젠가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 했다.
대표적인 예가 있다. 지난 24일 잠실 키움전을 자세히 들어다 볼 필요가 있다.

이재원의 빗맞은 타구가 행운의 2루타가 됐고 홍창기의 볼넷으로 주자가 두 명 채워졌다. 여기서 올 시즌 단 한 개의 홈런도 없었던 박해민이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뽑아내며 승부를 단박에 뒤집어 버렸다. 그야말로 세상을 뒤집어 놓은 한 방 이었다.
"키움과 경기하면 이상하게 많이 꼬인다"고 짜증을 냈던 염경엽 LG 감독이었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지긋지긋한 징크스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
흥미로운 것은 박해민이 유토의 공을 한 번쯤은 노려볼 수 있는 좋은 여건이 마련돼 있었다는데 있다.
유토는 이날 대단히 이례적인 투구를 했다. 99%의 공을 패스트볼로만 던졌다. 투구수가 28개였는데 박해민 타석에서 한 차례 포크볼을 썼을 뿐 나머지 모든 공을 패스트볼로 던졌다.
역에 역으로 가는 볼배합이었다고는 분석할 수 있다. 이제 하나쯤 변화구가 올 때가 됐다는 두려움을 상대에게 안겨줄 수는 있었다. 하지만 좀 더 머리를 써 보면 패스트볼 하나만 노리고 있어도 무방했을 정도로 패스트볼 의존도가 높았다.
박해민이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패스트볼에 타이밍을 맞춰 풀스윙을 하며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때려낼 수 있었던 이유다.
명백한 키움 배터리의 볼배합 미스였다.
더 중요한 건 그 실수를 놓치지 않고 살려내며 드라마틱한 승리를 LG가 가져왔다는데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 LG의 성적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냉정하게 평가했을 때 지금 LG의 전력은 중하위권으로 처져 있어야 맞다. 하지만 LG는 여전히 최정상급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전력으로 압도해 이기기 보다는 상대가 헛점을 보였을 때 집요하게 파고들어 승기를 낚아채는 고급 야구를 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박해민의 인상 깊었던 한 방은 지금 LG가 왜 잘 나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대표적 사례라 하겠다.
Copyright © MH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상을 뒤집은 그 날 그의 한 방, 그 속에 LG 미스터리한 야구 담겨 있다
- 데뷔 눈 앞 'SSG 슈퍼루키' 정우주 마이너 버전? 그게 끝 아니다
- "이젠 안 쫀다" VS "이젠 잘 안다" 시라카와 운명을 쥔 두 개의 갈림길
- 대타 작전이 가른 승부, 김태형 감독은 왜 유강남을 선택했나
- 김경문 감독은 바보 아니다, 방황하는 정우주를 위한 변명
- 타점 하나에 얼마? 강백호 '587만 원', 최형우 '345만 원'…최고의 알짜는
- (오피셜) KIA, 시라카와 케이쇼 영입 '아시아쿼터 1호 교체'
- 전日국대는 KBO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힘 떨어지는게 보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