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돋보기] ‘88.77%’ 성과인가 착시인가…군포시장 선거, ‘공약이행률’ 진실 공방 격돌

전남식 기자 2026. 5. 2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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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희 “매니페스토 하위 등급 가린 셀프 부풀리기” vs 하은호 “시민평가단이 검증한 공적 데이터”사전투표 첫날 터진 ‘치적 검증’ 논란…‘시정 심판’과 ‘행정 폄훼’ 프레임 정면충돌
▲ 한대희 군포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지난 28일 성명을 내고, 최근 하은호 후보 측이 내세운 '민선 8기 공약이행률 88.77%' 주장에 대해 "철저한 수치 부풀리기이자 25만 군포시민을 우롱하는 기만행위"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 후보 측은 "하 후보가 주장하는 88.77%라는 수치는 시 내부 자체평가를 통한 전형적인 '셀프 평가'에 불과하다"라고 일축했다. (사진은 한대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장면) /전남식 기자 nschon@incheonilbo.com

6·3 지방선거 사전투표가 시작된 29일, 군포시장 선거판이 '공약이행률'을 둘러싼 진실 공방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대희 후보 측이 국민의힘 하은호 후보의 공약이행률 수치를 강하게 비판하자, 하 후보 측이 즉각 반박에 나서면서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 논란의 핵심: '88.77%'는 성과인가, 착시인가 

이번 공방은 한대희 군포시장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의 "하은호 후보의 '공약이행률 88.77%' 주장은 시민을 기만하는 '셀프 평가'이자 왜곡"이라는 내용의 성명 발표에서 시작됐다.

발단은 하은호 후보가 선거공보물에 명시한 '민선 8기 공약이행률 88.77%'라는 수치이다. 하나의 지표를 두고 양측의 해석은 극단으로 갈린다.

한대희 후보 측은 "외부 검증 없는 '셀프 채점'이자 수치 부풀리기"라고 비판했다. 한 후보 선대위는 이 수치가 객관적인 외부 기관의 평가가 아닌 군포시 내부 집계에 의존한 '착시 효과'라고 주장한다. 특히 공신력 있는 외부 기관인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이하 매니페스토본부)가 2026년 4월 발표한 평가에서 군포시가 상위 등급인 SA(최우수)나 A(우수)를 받지 못하고 하위 등급(B 또는 C)에 머물렀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매니페스토본부는 완료되었거나 실질적 예산 확보가 끝난 사업만 인정하는 반면, 하 후보 측은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업까지 진행률을 쪼개 합산해 수치를 왜곡했다는 지적이다.

하은호 후보 측은 "시민평가단이 상시 검증한 공적 데이터"라고 반박했다. 하 후보 측은 해당 수치가 임의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군포시청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된 공적 자료라는 입장이다. 5개 부문 47개 사업의 추진 상황을 합산한 정확한 통계이며, 무엇보다 임기 중 투명하게 모집된 26명의 '군포시민 공약이행평가단'이 해마다 직접 참여해 평가하고 검증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후보 측의 비판은 정당한 행정 절차와 평가에 참여한 시민, 그리고 공무원들의 노력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 하은호 후보 측은 공약이행률과 관련, 한대희 후보 측의 비판에 대해 "시민평가단이 상시 검증한 공적 데이터"라고 반박하면서 "군포시 공무원들을 거짓말쟁이로 만들지 말라"고 일축했다. 하 후보 측은 해당 수치가 임의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군포시청 홈페이지에 투명하게 공개된 공적 자료라는 입장이다. (사진은 하은호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장면) /전남식 기자 nschon@incheonilbo.com

▲ 데이터의 행간: 자체 평가와 외부 평가의 차이

행정 전문가들은 자치단체장의 공약이행률을 볼 때 '자체 평가(이행률)'와 '외부 종합 평가(매니페스토 등급)'의 특성을 모두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즉, 하 후보의 88.77%는 내부 행정 절차가 차질 없이 '진행 및 추진'되고 있다는 지표로 볼 수 있고, 한 후보가 지적한 매니페스토 등급은 완료 기준의 엄격성과 주민 소통 등 종합적 평가에서 군포시가 아쉬운 성적을 받았다는 지적으로, 두 주장 모두 각기 다른 기준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의 공약이행률 선거공보물 게시는 시민평가단 결과나 매니페스토 결과를 둘 다 게시 가능하며, 선택은 후보자의 자유이다. 단, 유권자가 속지 않도록 이 수치가 어떤 기관에서 어떤 기준으로 나온 것인지에 대한 출처를 명확하게 글자로 표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 향후 선거에 미칠 영향

사전투표가 시작된 상황에서 터진 이번 '공약이행률 쟁점'은 막판 표심을 흔들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거 막판 가장 민감한 '도덕성과 유능함'의 프레임이 충돌하면서 양측 지지층의 결집 현상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 측은 '거짓 치적' 프레임으로 시정 심판 및 시장 교체론을 자극하고 있다. 하 후보 측은 '행정 폄훼' 프레임으로 맞서며 안정적인 시정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못한 부동층 유권자들에게는 유일하게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정책 성적표'에 시선이 쏠리게 됐다. 유권자들이 하 후보 측의 '시민 평가단 검증'이라는 해명에 무게를 둘지, 아니면 한 후보 측이 제기한 '외부 전문기관의 하위권 등급'이라는 비판에 동조할지에 따라 당락이 갈릴 수 있다.

이번 공방은 단체장의 성적표를 '행정 진척도(자체 집계)'로 볼 것인가, '종합적인 질적 성과(외부 평가)'로 볼 것인가에 대한 시각 차이에서 비롯됐다. 투표장으로 향하는 군포시민들이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군포=전남식 기자 nscho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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