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조 매물폭탄 피했다”…국민연금 韓주식 비중 확대로 증시 ‘숨통’
증권가 “대규모 매도 공포 덜고 추가 매수 여력 생겨” 환호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국민연금이 향후 5년간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주식시장을 짓누르던 대규모 '매물폭탄' 우려가 해소된 분위기다. 증권업계는 이번 조치가 국내 증시에 강력한 호재가 될 것이라며 일제히 반색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의결해 올해 국내 주식 보유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크게 높였다. 당초 시장에서는 19.9%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를 훌쩍 뛰어넘는 파격적인 상향 조치다.
이에 따라 전략적 자산배분(SAA) 허용범위도 기존 3%에서 6%로 두 배 넓어졌다. 전술적 자산배분(TAA) 허용범위는 2%로 그대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두 허용범위를 합산하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 비중이 최대 28.8%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새 목표 비중과 확대된 SAA 한도는 오는 7월1일부터 적용된다.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 비중은 27% 초반대로, SAA 허용범위만 적용할 경우 약 7조원 안팎의 매도 물량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TAA 허용범위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추가 매수 여력이 남는다는 게 김 연구원의 진단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새로운 목표치에 전술적 운용 여지까지 더해져 실질적인 투자 상단이 높아졌다"며 "잠재적인 대규모 매도 우려가 줄어든 만큼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성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초 국민연금은 지난해 5월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14.4%로 설정했으나, 코스피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실제 보유 비중이 목표치를 크게 초과했다. 이에 올해 1월 목표치를 14.4%에서 14.9%로 소폭 올리고 6월 말까지 비율 조정을 임시로 미뤄둔 상태였으나, 코스피는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유예 조치가 끝나는 7월부터는 최대 170조원에 달하는 엄청난 매도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번졌다. 그러나 이번 기금운용위의 결정으로 이 같은 시나리오가 원천 차단됐다.
정부도 시장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결정은 최근 시장 여건 변화에 발맞춰 기금의 장기적인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이면서도,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원칙과 유연성이 조화를 이루는 기금 운용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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