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문턱 못 넘은 뉴로메카 유증…자금 조달 비상

최수진 기자 2026. 5. 2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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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한 달 새 두 차례 정정요구…실적 괴리·경영권 약화 리스크 부각
자기자본 11배 조달에 제동…800억 규모 포항 신공장 건설 지연 불가피
CES2026 현장에서 시연중인 뉴로메카 휴머노이드 'EIR(에이르)' [출처=뉴로메카]

AI·로봇 자동화 전문기업 뉴로메카가 추진 중인 유상증자 계획에 금융감독원이 보완을 요구하면서 자금의 적시 조달에 경고등이 켜졌다.

자체 현금 창출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대규모 외부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자금 조달 규모 축소 및 핵심 인프라인 신공장 건설 지연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뉴로메카가 지난 14일 제출한 기재정정 증권신고서에 대해 전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다.

앞서 뉴로메카는 4월 24일 최초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를 제출했으나 5월 11일 금감원의 1차 정정요구를 받았고, 이를 반영해 정정신고서를 제출했음에도 다시 정정 요구를 받은 것이다.

당초 뉴로메카는 6월 15일 신주를 배정하고 7월 구주주 및 일반공모 청약 등 유상증자 일정을 거쳐 7월 말 대규모 자금 수혈(주금 납입)을 계획했으나, 거듭된 금감원의 정정 요구로 유상증자 전반의 일정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유상증자 규모 연매출 8배·자본총계 11배 육박

시장에서는 뉴로메카가 공모하려는 1500억원이라는 자금 규모 자체가 회사의 체력에 비해 너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로메카의 지난해 연결 연간 매출액은 189억5400만원에 불과하다. 이번에 조달하려는 1500억원은 연간 매출액의 약 8배에 달한다.

기업의 주주가치 훼손 여부를 가늠하는 기준인 자본총계(자기자본)와 비교하면 격차는 더 심각하다. 작년 말 기준 뉴로메카의 자본총계는 138억9500만원으로, 유상증자 공모 규모가 자기자본의 약 11배다.

회사의 전체 자산총계(913억7500만원)보다도 훨씬 많은 돈을 한 번에 주주들에게 요구하는 셈이다. 매출액과 자본 체력 대비 기형적으로 큰 조달 규모는 금감원이 일반 주주의 권익 침해와 주식 가치 희석을 우려해 정밀 심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원인으로 꼽힌다.
여의도 금융감독원 전경. [출처=EBN]

◆높은 실적 괴리율에 재무 안정성·경영권 약화 우려까지

금감원은 뉴로메카의 높은 실적 괴리율, 잦은 외부 자금 조달, 경영권 약화 우려 등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뉴로메카는 이러한 내용을 1차 정정 증권신고서에 반영했다.

뉴로메카는 상장 당시 추정 실적과 실제 실적 간의 괴리율이 높은 상황이다. 2022년 기술특례상장 당시에 2025년 예상 매출액을 572억원, 영업이익을 158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2025년 실제 매출액은 189억원에 그쳐 추정치 대비 무려 66.9%의 괴리율을 보였으며, 영업이익 또한 148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금감원이 유상증자 중점 심사 기준 중 하나로 'IPO 실적 과다 추정 기업'을 제시한 만큼, 뉴로메카의 실적 괴리율이 증자의 당위성에 대한 엄격한 심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잦은 외부 자금 조달 및 재무안정성 위험도 드러났다. 뉴로메카는 상장 이후 2023년과 2024년에 걸쳐 전환사채(CB) 500억원, 2025년 제3자배정 유상증자 50억원 등 이미 총 550억원의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했다. 그럼에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3년 -124억원, 2024년 -219억원, 2025년 -113억원, 올해 1분기 -122억원으로 수년째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자체적인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 유입 없이 외부 조달에만 의존하는 구조적 문제가 기업의 재무적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대주주 지분 희석에 따른 경영권 약화 우려도 떠올랐다. 현재 박종훈 대표이사를 비롯한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18.39%로 경영권 방어에 다소 취약한 상태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박 대표는 본인 배정 물량의 약 15% 수준만 청약에 참여할 계획이다. 약 268억원에 달하는 청약 대금 마련을 위해 기존 보유 주식과 신주인수권증서를 블록딜로 매각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대주주 지분율은 14.88%까지 하락할 수 있으며, 잔여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최저 14.41%까지 떨어져 적대적 M&A 등 지배구조 리스크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출처=뉴로메카]

◆대기업도 피하지 못한 증자 규모 감액…시설 투자 지연되나

시장에서는 이번 2차 정정요구를 계기로 뉴로메카의 1500억원 규모 조달 계획이 축소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최근 금융당국은 일반 주주의 권익 보호와 주식 가치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유상증자 전반의 감시 체계를 대폭 강화했다.

실제로 최근 자본시장에서는 금감원의 엄격한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기업 스스로 자금 조달 규모를 낮춘 사례가 연이어 발생했다.

대표적으로 올해 5월 한화솔루션은 부채 상환 목적의 증자에 대한 당국의 연이은 정정요구와 자체 자구책 마련 압박에 따라 유상증자 규모를 최초 2조4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대폭 축소했다. 지난해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증자 규모를 1조3000억원 줄인 바 있다.

뉴로메카가 처음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4월 24일 주가는 6만9900원이었으나 현재 주가는 5만3000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금감원의 현미경 심사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주가도 하락해 발행 예정 주식 수나 최종 모집 가액을 낮춰 조달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금 조달 규모의 축소는 뉴로메카의 핵심 미래 전략인 '포항 신공장' 건설 일정에 직접적인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뉴로메카는 이번 증자 자금 중 800억원을 경북 포항시 신공장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었다. 올해 3분기 중 착공해 피지컬 AI 기반 제조 인프라를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이었으나, 자금 조달이 지연되면서 실질적인 착공일 역시 늦춰질 수밖에 없다.

증자 규모마저 축소될 경우 자체 유동성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신공장 건설 일정의 장기 이연이나 규모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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