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재편 본격화…DS·DX 분리 체계로 가나
과반노조 지위 흔들리나…전삼노·동행노조 세 불리며 노조 지형 변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 [출처=연합]](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9/552778-MxRVZOo/20260529104446635yrmo.jpg)
삼성전자 노조가 2026년 임금협상 타결 이후 본격적인 조직 재편 국면에 들어섰다. 총파업 위기는 넘겼지만 DS(디바이스솔루션)와 DX(디바이스경험) 간 성과급 격차 논란이 노노갈등으로 번지면서 각 노조들이 차기 교섭 체제 정비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이자 과반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임금교섭 잠정합의안 가결 이후 DS·DX 부문을 분리한 이른바 '투트랙 교섭 체계' 도입을 예고했다. 반면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은 조직을 나누기보다 통합 교섭력 안에서 각 부문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며 분리교섭론에 선을 그었다.
올해 삼성전자 임금협상은 잠정합의안 가결로 마무리됐지만 후폭풍은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담당하는 DS 부문에 상대적으로 큰 성과급이 지급되는 방향으로 합의가 이뤄지면서 스마트폰·TV·가전 등을 담당하는 DX 부문 직원들의 반발이 커졌다.
이 여파로 초기업노조에서는 조합원 이탈이 속출하고 있다. 초기업노조 가입자 수는 전날 기준 6만9000명대로 집계됐다. 임금교섭 과정에서 한때 7만6000여명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6000명 이상 줄어든 규모다.
초기업노조는 지난 4월 고용노동부로부터 과반노조 및 법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획득했다. 안정적인 과반노조 지위를 유지하려면 전체 임직원의 절반 수준인 약 6만4500명 선을 지켜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기준선 위에 있지만 이탈세가 이어질 경우 향후 교섭 주도권과 대표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이번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는 노조별 온도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초기업노조에서는 80.6%가 찬성표를 던진 반면 전삼노에서는 찬성률이 21.1%에 그쳤다. DS 구성원은 대체로 합의안을 수용한 반면 DX 구성원은 반대한 셈이다.
![2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출처=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9/552778-MxRVZOo/20260529104447943mvlr.jpg)
◆내년 임단협 쟁점은 '성과급 산정·부문별 대표성·교섭 구조' 전망
집행부도 DS 5명, DX 3명 체제로 분리 운영하겠다는 구상이다. DX 부문 교섭을 담당하는 대표를 교체하고 사무국장도 현장으로 복귀시키는 등 DX 민심을 수습하기 위한 조치도 추진한다. 최 위원장은 내달 17일 위원장 재신임 투표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초기업노조의 투트랙 체계가 노노갈등을 봉합할 해법이 될지는 미지수다. DS와 DX의 이해관계를 별도로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노조 내부를 사실상 사업부별로 나누는 효과를 낼 수 있어 갈등이 구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삼노는 이 같은 분리교섭론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삼노는 이날 '가결 이후 조합 운영 전환 및 인수인계 방향 안내' 공지를 통해 "DX 구성원들이 느낀 소외감, DS 내부 사업부 간 보상 체감 차이는 모두 정당한 문제의식"이라면서도 "문제의 원인은 옆 부문의 동료가 아니라 사측의 불합리한 보상 구조에 있다"고 주장했다.
전삼노도 조직 쇄신에 착수했다. 현재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인 전삼노는 5기 지도부 선출 절차를 조속히 준비하겠다는 방침이다. 전삼노는 "이번 결과와 현장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이며 조합 운영의 책임 있는 전환과 인적 쇄신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이동도 삼성전자 노조 지형 변화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가 감소하는 것과 달리 전삼노와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조합원 수는 증가하고 있다. 전삼노 조합원은 2만명대를 넘어섰고, 동행노조도 1만5000명 수준까지 몸집을 키운 것으로 파악된다.
잠정합의안에 반발한 DX 부문 직원들이 초기업노조에서 이탈해 다른 노조로 이동하거나 결속을 강화하는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도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도 노조 간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임금협상을 계기로 삼성전자 노조 체계가 단순한 임금 인상 요구를 넘어 부문별 이해관계 조정 문제로 확장됐다고 보고 있다. 반도체 업황에 따라 성과급 변동성이 큰 DS와 완제품 시장 경쟁 심화로 수익성 압박을 받는 DX 간 보상 체감 차이가 반복될 경우 노노갈등은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실적 구조와 보상 체계가 크게 달라 노조 내부에서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며 "향후 교섭에서는 임금 인상률뿐 아니라 성과급 산정 방식, 부문별 대표성, 교섭 구조가 핵심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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