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먹고 '드립커피' 즐겨 마셨는데…영수증 보고 '깜짝' [프라이스&]

권용훈 2026. 5. 2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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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커피 한 잔 1만4000원"…커피값마저 줄줄이 오른다
프리미엄 카페 넘어 저가 커피로
번지는 커피 가격 인상 흐름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고모 씨(34)는 최근 회사 근처 카페에서 드립커피 한 잔 가격을 보고 주문을 망설였다. 가격이 1만4000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고씨는 “카페에 이유를 물어보니 아프리카산 원두 가격이 전쟁과 물류 불안 영향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점심값도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커피 한 잔까지 만원대가 되니 예전처럼 쉽게 사 마시기 어렵다”고 말했다.

커피 가격 인상 흐름이 프리미엄 카페를 넘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와 스틱커피로 번지고 있다. 국제 원두 가격이 지난해 크게 오른 데다 우유와 시럽, 컵, 빨대 등 부자재 가격과 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면서다. 최근 원두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업체들이 실제 쓰는 원두에는 과거 계약 물량과 환율, 물류비 부담이 반영돼 가격 인상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커피업계 가격 인상 '러시'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는 지난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주요 제조 음료와 토핑 옵션 가격을 조정한다고 공지했다. 가격 인상 대상은 이천쌀라떼 등 음료 11종이다. 이천쌀라떼 가격은 2800원에서 3300원으로 500원 올라 인상률이 약 17.9%다.


디카페인 원두 변경과 오트 음료 변경 등 일부 토핑 옵션 가격도 오른다. 라지 사이즈 음료 기준 기존 800원에서 1000원으로 조정돼 인상률은 25%다. 인상 가격은 29일부터 적용된다. 더벤티는 공지문에서 “원재료값 인상 속 합리적인 가격을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최근 불안정한 국제정세로 매장 운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밝혔다.

다른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올해 초부터 가격을 본격적으로 올리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커피 브랜드 빽다방은 지난 2월 카페모카 등 일부 메뉴 가격을 5% 안팎으로 인상했다. 지난 3월에는 바나프레소와 브루다커피가 아메리카노와 디카페인, 콜드브루 메뉴 가격을 조정했다. 브루다커피는 아메리카노 스몰 사이즈 가격을 1000원에서 1300원으로 30% 올렸다.

스틱커피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커피빈코리아는 다음달 1일부터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바닐라라떼 스틱 제품군 가격을 평균 8% 올린다. 커피빈코리아는 지난 1월 드립커피 가격을 올린 데 이어 다시 가격 조정에 나섰다.

이디야커피도 이달 초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아메리카노 4종 스틱커피 제품 가격을 올렸다. 오리지널, 마일드, 스페셜에디션, 디카페인 제품의 100개입 가격은 1만6400원에서 1만8900원으로 2500원 올랐다. 인상률은 15.2%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건물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에서 시민들이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두값 꺾여도 부담 여전

커피업계의 가격 인상 배경에는 지난해 급등한 국제 원두 가격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4년 t당 평균 5158달러였던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지난해 t당 평균 8117달러로 약 57.4% 올랐다. 이상기후와 주요 생산국 작황 부진, 물류비 상승 등이 겹치며 원두 가격이 크게 뛰었다.

최근 원두 가격은 다소 진정되는 흐름이다. 세계 주요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과 베트남의 기후 여건이 개선되면서 공급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달 기준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t당 평균 6598달러로 지난해 평균보다 낮아졌다.

다만 원두 시세가 하락하더라도 곧바로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카페와 커피 프랜차이즈가 사용하는 원두 가격에는 과거 고가에 맺은 계약 물량과 환율, 물류비가 반영된다. 우유와 설탕, 시럽, 컵, 뚜껑, 빨대 등 부자재 가격과 임차료, 인건비도 함께 올라 매장 운영비 전반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는 가격 인상 압박에 더 취약하다. 1000~3000원대 음료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만큼 원가 상승분을 흡수할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아메리카노 가격을 300원만 올려도 인상률은 20~30%에 달한다. 소비자 반발을 우려해 가격 인상을 미뤄왔지만 누적된 원가 부담을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두 가격이 일부 조정을 받았지만 지난해 급등분과 환율, 부자재, 인건비 부담이 누적돼 있다”며 “저가 커피 브랜드도 더 이상 원가 상승분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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