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잘하니까 기회 함줘보자” vs “무소속이 잘 싸운다”…갈라진 부산 민심 [르포]

이미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enero20@mk.co.kr) 2026. 5. 2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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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끼리도 맞붙은 부산 북갑 판세 ‘예측불허’
“그래도 정통보수” vs “일자리 후보” 나뉘어
“부산 보수는 사전투표 못믿어” 강성 보수도
28일 부산 구포시장을 방문한 인파 [이미연 기자]
“지금 (이재명) 정부가 예상보단 잘하는 것 같아요. 정책 속도내려면 부산시장은 여당(더불어민주당)에 힘 실어주는 게 맞는 거 같아요.”(부산 연제구·50대 최모 씨)

“대구 서문시장 가서 간보다가 안 될 것 같으니 부산 북갑 온 ‘보수 배신자’를 왜 뽑노. 부산 보수는 당연히 국민의힘 찍습니다.”(부산 북구·70대 박모 씨)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부산 민심은 한마디로 ‘복잡’했다. 겉으로는 여전히 보수 우세 지역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균열과 피로감은 물론 변화 기대감이 복잡하게 뒤섞여 있었다.

특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후보 변수까지 겹치며 전국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떠올랐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북갑이 부산시장 선거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 상태다.

부산 북갑 흔드는 보수 균열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 반응은 엇갈렸다. 한 후보를 향해 “배신자”라고 날을 세우는 보수층이 적지 않았지만, 동시에 “이젠 국민의힘도 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들렸다.

부산역 앞에서 만난 60대 택시기사는 한 후보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지지자임을 숨기지 않은 그는 “한동훈은 배신자 아니냐. 유승민, 김무성처럼 한 번 배신자로 찍히면 부산 보수는 절대 인정 안 해준다”면서 “(국민의힘을) 좋아서 찍는 게 아니고 민주당이 더 싫어서 찍는 기라. 근데 국민의힘도 맨날 자기들끼리 싸우고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덕천역 인근 사거리에 걸린 6·3 지방선거 플랫카드들 [이미연 기자]
반대로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문제를 제대로 짚으려면 보수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구포시장에서 만난 70대 상인은 “하던 대로 전통보수를 찍으려 했는데, 요즘 보니 공소취소는 무소속이 더 잘 싸울 것 같다”며 “보수도 좀 정신차려야한다”고 꼬집었다.

구포시장과 덕천동 일대에서 반복적으로 들린 화두 중 하나는 “결국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다”였다. 북구에서 20년째 자영업을 한다는 60대 남성은 “북구는 솔직히 발전이 멈춘 느낌”이라며 “젊은 사람들 빠져나가고 일자리도 없으니 이젠 누가 진짜 부산 경제 살릴 수 있느냐를 봐야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젊은 층에서는 특정 정당 충성심보다 ‘누가 부산에 기업과 일자리를 가져올 수 있느냐’를 따지는 기류도 감지됐다. 만덕동에서 만난 30대 직장인은 “예전 부모님 세대처럼 무조건 당 보고 찍는 분위기는 꽤 옅어졌다”며 “산업이든 교통이든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28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 MBC에서 열린 북갑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하정우(왼쪽부터), 국민의힘 박민식,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토론에 앞서 리허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포동의 한 40대 회사원은 “하 후보는 기존 정치인 느낌이 덜하다. 부산도 이제는 새로운 스타일 정치인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면서도 “연예인 선호도 조사가 아니고 북구에 필요한 일꾼 뽑는 투표이니 만큼, 오후에 한다는 후보토론회를 다시보기로 챙겨보고 정할 예정”이라고 신중한 선택을 예고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원 효과를 등에 업고 전통 보수층 결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구포시장 인근에서 만난 40대 여성은 전날 박 전 대통령의 부산 방문을 언급하면서 “박근혜가 한번 움직이니 민심이 또 달라지는 건 맞다”며 “그래도 박민식이 정통 보수 후보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부산시장 선거도 ‘일 잘할 후보’ 강조 기류
북갑 보궐선거와 함께 부산시장 선거 역시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선거유세에 본격 등판하면서다. 박 전 대통령은 부산 방문 자리에서 동행한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에 대해 “앞으로도 부산의 더 큰 발전을 위해 계속해 많은 일을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다만 부산 민심이 마냥 보수 우세로만 흐르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새 정부 출범 이후 특히 경제 회복 기대감과 함께 “부산도 한번 바꿔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중도층을 중심으로 감지되면서 부산시장도 현 정부와 호흡을 맞출 후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가 26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관훈클럽·부산일보 주최 관훈토론회에서 손을 맞잡고 있다. [연합뉴스]
연제구의 50대 직장인 최모 씨는 “예전에는 무조건 국민의힘 찍었는데 요즘은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건 맞다”며 “경제라도 좀 살아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민주당 전재수 후보를 찍겠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사전투표에 대해서는 고령층을 중심으로 불신이 여전했다. 부산 동구에 거주한다는 60대 택시기사 전모 씨는 “부산 보수는 사전투표 같은 거 안 합니다. 그 뭐냐, 부정선거 그 불확실한 걸 왜 하느냐”며 선거 당일에 투표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반면 부산지역 보수 진영 후보들 상당수는 오히려 사전투표 참여를 독려하며 직접 사전투표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보수층 내 사전투표 기피 현상이 실제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경우 선거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부산 북구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동훈 후보가 43%, 하정우 후보가 37%,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가 14%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8.6%,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4%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입소스 주식회사(IPSOS)가 SBS 의뢰로 지난 25일~27일 부산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8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전재수 45%, 국민의힘 박형준 36%, 개혁신당 정이한 1%로 조사됐다.

이 조사는 무선전화면접조사로 응답률은 14.5%,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부산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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