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돌던 크레인이 멈췄다”… 삼성 평택 반도체 현장까지 덮친 파업 확산
카카오도 창사 첫 파업 수순
성과급 갈등, 생산라인과 공급망까지 ‘흔들’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성과급 합의안에 최종 서명한 지 하루 만에, 이번에는 반도체 공장 건설 현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멈춰섰습니다.
노사 갈등이 생산라인 바깥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28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밤새 움직이던 타워크레인 상당수가 멈춰 선 채 공사 현장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철근과 콘크리트 자재를 끌어올리던 작업이 줄어들면서 현장 분위기도 이전과 달라졌습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타워크레인 노조는 전날부터 전국 건설 현장에서 총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양대 노총 소속 조종사는 약 3,100명으로 전체 타워크레인 기사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노조는 전국 타워크레인 2,100여 대 가운데 약 1,800대가 이번 파업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상 전국 주요 건설 현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는 셈입니다.
노조는 임금 총액 15% 인상과 주 40시간 근무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번 충돌을 임금 협상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공사비 절감 경쟁과 저가 하도급 구조 속에서 현장 부담은 커졌는데, 안전과 숙련 노동에 대한 보상은 제자리였다는 불만이 누적돼왔다는 얘기입니다.
타워크레인은 건설 현장의 핵심 장비입니다.
철근과 거푸집, 콘크리트 같은 대형 자재를 고층 작업 구간으로 옮기는 역할을 맡습니다.
장비 한 대가 멈추면 뒤 공정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반도체 생산라인은 공정 일정이 촘촘하게 맞물려 있어, 파업이 길어질 경우 생산라인 구축 일정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시공사인 삼성물산은 타워크레인을 사용하지 않는 공정을 우선 진행하고, 이동식 크레인 등 대체 장비도 일부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대체 장비만으로 초대형 반도체 공장의 작업 속도를 유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노조는 이번 파업이 “임금 더 달라”는 요구로만 해석돼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적정 단가와 안전 대책 보장은 건설 현장의 부실을 막기 위한 최소 조건”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노총 역시 “저가 경쟁과 비용 절감 구조 속에서 현장 노동이 버티기 어려운 수준까지 내몰렸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부도 대응 검토에 들어갔습니다.
국토교통부는 노사 협의 사안과 정부 차원의 지원 대책을 구분해 살펴보겠다고 밝혔습니다.

파업 기류는 건설 현장에만 머물지 않고 있습니다.
카카오 노조 역시 다음 달 창사 이후 첫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13~14% 수준 성과급 지급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다음 달 10일에는 경기 성남 판교역 일대 집회도 예정돼 있습니다.
당장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운영에 직접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많지만, 장기화될 경우 플랫폼 운영과 신규 사업 일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반도체와 플랫폼, 건설 현장에서 거의 동시에 터져 나온 이번 갈등은 업종은 달라도 닮은 지점이 있습니다.
실적과 투자 규모는 커졌는데 현장 체감은 따라가지 못하고, 비용 절감 압박은 강해졌는데 부담은 아래로 몰리면서 곳곳에서 파열음이 커지는 양상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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