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바이오의학 연구 표준화 경쟁…미국 IGoR 불 지폈다
진흥원, 한국 ICT 역량 활용한 글로벌 연구 파트너십 확보 제언
[의학신문·일간보사=정광성 기자] 미국이 AI 기반 바이오의학 연구 생태계 구축에 나서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R&D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동향 Vol.590'을 통해 미국 의료고등연구계획국(ARPA-H)이 공식 발표한 지능형연구생성(IGoR) 프로그램이 글로벌 바이오의학 연구 방식과 R&D 생태계 구조에 중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RPA-H는 지난 5월 5일 IGoR 프로그램을 공식 발표했다. IGoR는 분절된 연구 환경, 낮은 재현성, 만성질환 대응 한계 등 기존 바이오의학 연구 체계의 구조적 문제를 시스템 차원에서 해소하기 위해 설계됐다.
실제 지난 2024년 약 7만5000개 연구를 대상으로 수행된 메타분석에서는 바이오의학 분야를 포함한 전체 연구의 약 7분의 1이 결과 조작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으며 위조 연구 비율도 2~8%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더불어 바이오의학 연구자 72%가 재현성 위기를 인정했고 62%는 게재 압박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제약업계에서 전임상 연구를 재현하는 데 드는 비용은 건당 50만~200만 달러에 달해 연구 신뢰성 문제가 R&D 투자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산업 위험 요인으로 부상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당뇨병, 암 등 기존 연구 방식으로는 접근이 복잡하거나 비용 부담이 큰 만성·복합질환을 핵심 적용 대상으로 삼고 있다.
진흥원은 IGoR가 단순한 AI 연구 도구 도입이 아니라 바이오의학 연구 방식을 '개별 연구자 중심'에서 'AI 기반 폐쇄 루프 연구 생태계'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IGoR는 4개 기술 영역을 중심으로 작동한다. 첫 번째(TA1)는 분자·세포·조직·장기 등 다중 스케일에 걸친 인과적 생물학 관계를 반영하는 메커니즘 질환 모델 구축이다. 두 번째(TA2)는 질환 모델을 기반으로 지식 공백을 식별하고 최적 실험을 설계하는 AI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다.

진흥원은 이 같은 구조가 기존 AI 신약개발 도구와 차별화된다고 봤다. 기존 도구가 단백질 구조 예측이나 후보물질 생성 등 특정 단계에 집중했다면 IGoR는 가설 수립, 실험 설계, 검증, 데이터 환류로 이어지는 전주기 연구 순환을 통합적으로 지원하기 때문.
특히 IGoR의 검증 실험실 분산 네트워크(TA4)는 △클라우드 실험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 △학술시설 △자율 실험실 시스템을 포괄하는 개방형 구조로 설계돼 기존 CRO 중심 위탁 실험 구조를 표준화 프로토콜 기반 분산 연구 네트워크로 재편을 촉구할 것으로 분석된다.
진흥원은 AI, 분산형 연구 모델, 데이터 통합 역량이 향후 제약·바이오 R&D 서비스 시장의 핵심 경쟁 요인이 될 것으로 보고 IGoR형 표준화 실험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도입한 연구기관과 수탁기관이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했다.
진흥원은 "전문가들은 AI 기반 신약개발의 주요 과제로 데이터 관리와 보안, AI 모델 정확성, 데이터 다양성 확보, 전문 인력 부족 등이 주요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며 "이는 IGoR가 해결하려는 글로벌 연구 생태계의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흥원은 "한국은 우수한 ICT 역량과 확대되는 바이오헬스 R&D 예산을 바탕으로 AI 연구 플랫폼, 표준화 실험 인프라, 국제 공동연구 참여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한다면 IGoR 생태계 내 글로벌 연구 파트너로서의 위상 확보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