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티지 수혜 기업을 찾아라]③ 삼성전기
MLCC 공급자 우위 구조 전환… AI 기판 수요 폭증에 매출 급증
삼성전자 주가 3배 뛸 때 7배 폭등
컴포넌트 공장 평균 가동률 95%
전망도 밝아… 목표주가 220만원

[대한경제=이계풍 기자]“형보다 뛰어난 아우 있다.” 최근 주식 시장에서 삼성전기의 존재감은 상상을 초월한다. 삼성그룹 ‘맏형’ 삼성전자가 연초 대비 3배가량 오를 동안 ‘아우’ 삼성전기는 7배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때 스마트폰·TV 등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전자부품 업체 정도로만 인식되던 삼성전기가 최근 AI 시대 핵심 기업으로 재평가받는 배경은 무엇일까.
28일 삼성전기의 올해 1분기 보고서와 산업 현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폭증이 불러온 전력 안정화 부품과 AI 서버용 패키징 기판의 극심한 ‘공급 부족(Shortage·쇼티지)’ 현상이 삼성전기 주가 급등의 핵심 배경으로 떠오르고 있다. AI 산업 성장의 병목 현상이 단순 GPU 확보를 넘어 전력·패키징·냉각 등 후방 인프라 영역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삼성전기가 그 중심축에 섰다는 평가다.
특히 AI 서버 내부 전력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핵심 전자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은 이미 공급자 우위 구조로 전환되는 분위기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1분기 컨퍼런스콜 이후 기자들과 만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서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급이 상당히 타이트해지고 시장이 수요자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바뀌는 흐름”이라며 “2분기보다 3분기, 3분기보다 4분기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변화는 삼성전기 실적으로 투영된다. MLCC 등 수동소자를 생산하는 컴포넌트 부문의 1분기 매출은 1조408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2162억원) 대비 15.8% 증가했다. AI 서버 고성능화로 고용량·고신뢰성 MLCC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매출도 크게 늘었다.
문제는 늘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1분기 기준 삼성전기의 컴포넌트 부문 평균 공장 가동률은 사실상 물리적 한계 수준인 95%까지 치솟았다. 현재 필리핀 공장 증설을 서두르고 있지만 실제 가동 및 양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의 리드타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공급 부족 심화로 1분기 삼성전기의 MLCC 평균판매가격(ASP)은 전년 동기 대비 8.1% 올랐다.

반도체 고성능화의 또 다른 핵심 축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AI 서버용 대형 패키징 기판 시장 역시 가파른 쇼티지 국면에 진입했다. 삼성전기의 1분기 패키지솔루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4994억원) 대비 무려 45.1% 폭증한 7250억원으로 집계됐다.
AI 가속기 칩의 크기가 커지고 고다층 구조가 필수가 되면서 고성능 AI 기판 수요가 폭발한 결과다. 이에 따라 1분기 패키지기판 ASP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4.4% 상승했으며, 불과 1년 전 63% 수준에 머물렀던 패키지기판 공장 가동률은 86%로 치솟았다. 반면 스마트폰 카메라모듈 중심의 광학솔루션 부문 매출 비중은 37.35%에서 33.52%로 줄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로 갈수록 이 같은 초호황 기조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전기는 AI 시대 핵심 부품인 하이엔드 MLCC와 차세대 반도체 패키징 기판 두 분야 모두에서 글로벌 탑티어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유일무이한 기업”이라며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38% 상향한 220만원을 제시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글로벌 GPU 거두들을 겨냥한 북미향 공급망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대규모 증설 효과가 하반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될 예정이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대기업과 1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공급 계약을 체결한 ‘실리콘 캐패시터’ 역시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AI 전력 안정화 부품으로 낙점됐다.
이계풍 기자 kp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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