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이면 ‘3만원 김치찌개’ 먹겠냐”…골프장 법카, ‘서민 골퍼’ 울렸다 [권준영의 머니볼]
그린피·카트비 부담 증가…서민 골퍼들은 스크린·해외로 이동
연 2.5조원 법인카드 골프, 전체 매출의 30% 육박…구조 왜곡 심화
상위 10곳 영업이익률 55.7% ‘초고수익’…제조업의 10배 수준

29일 국세청 기업업무추진비 신고 내역과 한국골프소비자원 시계열 분석을 종합하면, 국내 골프장에서 사용된 법인카드 결제액은 2019년 1조2892억원에서 2022년 2조1625억원으로 67.7% 증가했다. 2026년 현재는 약 2조4500억~2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전국 골프장 매출의 약 29%는 법인카드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법인 수요가 일정 수준 이상 고정적으로 유지되면서, 골프장은 사실상 개인 소비 시장이라기보다 법인 지출이 가격 형성을 좌우하는 체계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업종과 기업 규모에 따라 편중돼 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법인카드 골프 지출은 제조·건설·금융권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며, 대기업 중심 소비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체 흐름을 보면 변화는 더욱 선명하다. ▲2011년 1조244억원(30.9%) ▲2018년 약 1조1000억원(26.0%) ▲2022년 2조1625억원(27.9%) ▲2026년 2조4500억~2조5000억원으로 이어진다.
여신금융협회 및 금융당국 가맹점 수수료 구조 통계에 따르면 전체 카드 가맹점 약 322만 곳 중 95% 이상이 영세·중소 수수료 구간에 속하는 반면, 골프장은 고액 결제와 법인카드 소비가 집중되는 대표 업종으로 분류된다.
◆55.7% 영업이익률…“제조업 10배 수익 구조, 가격이 안 내려가는 이유”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발간한 ‘레저백서 2026’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형 골프장 상위 10곳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55.7%에 달했다. 이는 국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약 5%대) 대비 10배 수준이다. 골프존카운티 진천CC는 57.8%, 윈체스트CC 57.1%, 중원CC 56.4%, 익산CC 56.3%로 집계됐다. 이들 골프장은 대부분 수도권 접근성이 높은 18~27홀 중형 구조에 집중돼 있으며, 입지와 회전율이 수익성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한다.

2026년 5월 기준 원·엔 환율은 100엔당 800원대 중반에서 엔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항공업계 아웃바운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일본 규슈·오키나와 등지로 골프 여행을 떠난 한국인 수요는 전년 대비 22.4% 증가했다. 주중 기준 국내 라운드 비용은 1인당 약 13만원 수준이지만, 주말에는 그린피·카트비·캐디피를 포함해 35만~40만원까지 치솟는다.
특히 최근 5년간 국내 골프장 체감 가격은 주중 기준 약 30~40%, 주말 기준 약 50~60% 상승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체류형 비용 구조가 고착되면서 소비 선택이 해외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 골프 가격 부담은 내수 시장을 넘어 소비 유출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영란법 이후 3%포인트(p) 회복…“가격이 아닌 구조가 시장 결정”
법인카드 비중은 김영란법 시행 직후 약 26% 수준까지 하락하며 약 3%포인트 감소했지만 이후 5년 안에 다시 30%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가격 탄력성이 낮은 법인카드 수요는 경기와 무관하게 유지되며 가격 조정 기능을 약화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골프장 가격은 ‘고정 수익 체계·법인카드 수요·높은 영업이익률’이 맞물리며 결국 골프장 가격은 고정 수익 체계와 법인카드 수요, 높은 영업이익률이 맞물리며 유지되는 시장으로 굳어지고 있다.
일본은 버블 경제 붕괴 이후 국세청 기준에 따라 접대 목적의 골프 비용을 원칙적으로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는(손금 불산입) 방향으로 과세 기준을 강화했다. 법인 수요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접대 골프 중심 시장은 급격히 축소됐다. 이후 골프 업계는 가격 조정에 나섰다. 그린피 인하와 카트비 폐지, 식음료 가격 정상화 등이 이어지며 전반적인 비용 부담이 낮아졌고, 결과적으로 대중 중심의 골프 시장이 자리 잡게 됐다. 이러한 사례는 골프장 가격이 단순한 수요·공급이 아니라 조세·회계 정책 변화에 따라 충분히 재편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획재정부가 세수 부족 대응을 위해 비과세·감면 정비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연 2조4500억~2조5000억원 규모의 법인카드 수요와 50%를 넘는 영업이익률은 조세 개혁 논의에서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조세 기준이 바뀌지 않는 한, ‘내 돈이면 치겠나’라는 질문은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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