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60일 휴전·핵협상 합의... 트럼프 최종 서명만 남았다

미국과 이란 협상단이 60일간의 휴전 연장과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 개시를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에 잠정 합의했다. 특히 실무진 선의 합의에 그치거나 이란이 이를 번번이 부인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이란 수뇌부가 전격적으로 합의안을 공식 승인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서명 여부만 남은 상황으로 알려졌다.
28일 미국 매체 악시오스(Axios)는 양국 협상단이 지난 26일 MOU 세부 조율을 마쳤으며, 이란 측이 최고지도부를 포함한 상부의 최종 승인을 거쳐 당장 서명할 준비가 완료되었다고 미국 측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단순한 문안 조율 수준을 넘어 이란 정부가 서명 의사를 미국에 공식 확인해 준 것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나타난 가장 뚜렷한 진전이다. 백악관 측 역시 이란과의 협상에서 잠정 합의가 이루어졌으며 현재 대통령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재자들에게 며칠 더 검토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며 즉각적인 서명을 보류했다. 이는 과거 오바마 행정부 시절 핵 합의보다 강력한 조건을 원하고 있으며, 대이란 압박 유지를 요구하는 이스라엘 등 주변국의 입장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측의 이 같은 기류와 달리 이란은 합의 임박설을 공식 부인했다. 28일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자국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의 공식 발표만 남겨두고 있다는 서방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아직 최종 타결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중재자인 파키스탄에 문안 확정을 통보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적인 서명을 미룬 가운데 이란 측도 합의 사실을 부인하고 나서면서, 최종 타결을 향한 양측의 막판 기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번 MOU 초안에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정상화하고 본격적인 핵 협상을 위한 60일의 유예 기간을 두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은 제한 없이 허용되며, 이란은 30일 이내에 해협 내 기뢰를 모두 제거해야 한다. 미군의 해상 봉쇄 조치 역시 상업 해운 회복에 비례해 점진적으로 해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양국은 60일 동안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폐기 방안과 미국의 제재 완화 및 동결 자금 해제 문제를 우선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잠정 합의안 도출이라는 돌파구에도 불구하고 양측 간의 군사적 충돌과 세부 조항 해석에 대한 이견은 계속되고 있다. 28일 새벽 이란은 쿠웨이트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의 이란 드론 및 발사대를 타격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란의 무력 행위를 명백한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는 성명을 냈다.
핵심 의제를 둘러싼 양국의 공개적인 입장 차이도 여전히 뚜렷하다. 이란 측 대변인은 자국 언론을 통해 이번 MOU에 120억달러 규모의 동결 자금 반환 조항이 포함되었다고 발표했다. 반면 미국 관리들은 고농축 우라늄 처리가 선행되지 않으면 자금 해제는 없다는 원칙을 강조하며 이란 측 주장을 일축했다.
또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과 관련해 미국은 해운사에 자국 규칙을 강제하려는 이란의 신설 기관을 제재 목록에 올렸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미 재무부는 오만이 이란과 협력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를 징수할 경우 제재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휴전 및 해협 개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으로 이날 미국 휘발유 가격은 2008년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인 3.3센트 하락했다. 그러나 양국의 새로운 무력 충돌 소식이 이어지면서 원유 선물 가격은 다시 반등했다. 결국 협상의 최종 타결 여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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