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마케팅 업계 “AI 대신 아날로그”

김성민 기자 2026. 5. 29.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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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반발 커지자 전략 바꿔
침대 브랜드 시몬스가 만든 브랜드 캠페인 영상 시리즈 ‘라이프 이즈 컴포트’ 중 하나. 영상 중 'AI는 끝났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유튜브 캡처

사회적으로 인공지능(AI)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이를 겨냥한 기업들의 광고 마케팅도 등장했다. 광고·마케팅 업계에서 AI로 만든 영상 활용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역발상으로 AI나 CG(컴퓨터그래픽) 사용을 의도적으로 거부하며 아날로그 감성을 내는 움직임이 커지는 것이다.

지난 4월 침대 브랜드 시몬스는 ‘라이프 이즈 컴포트’라는 브랜드 캠페인 영상 5편을 유튜브에 올렸다. 번잡한 거리, 무너지는 무대, 대형 사고 현장에서도 차분한 사람을 보여주며 ‘편안함’이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20~46초짜리 광고 시리즈다. 시몬스는 이 영상을 만들며 철저하게 AI 사용을 거부했다. AI 이미지 대신 아날로그 화면 질감을 택했고, 배경음악 대신 현장음을 적용했다. 영상 중간에는 ‘AI는 끝났다(AI IS OVER)’라는 문구도 넣었다. 시몬스 관계자는 “디지털 기교보다는 아날로그 필름과 현장음이 가진 본연의 힘에 주목했다”고 했다. 이 영상 5편은 공개 20여일 만에 누적 조회 수 8000만회를 돌파했다.

미국 패션 브랜드 ‘에어리’는 작년 10월부터 마케팅에 AI로 생성한 인물과 신체를 사용하지 않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모델 사진을 AI로 보정하지 않는 것을 넘어 가상이 아닌 ‘진짜’를 추구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네덜란드 맥주 브랜드 하이네켄, 즉석 카메라 브랜드 폴라로이드, 주방용품 제조업체 르크루제 등도 광고 사용에 AI를 거부하며, AI가 줄 수 없는 감성을 강조하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광고를 넘어 콘텐츠 업계에선 AI를 사용하지 않았다는 표시인 ‘No AI’가 유행 중이다. 세계적 힙합 가수 예(Ye)는 지난 3월 새 앨범 ‘불리’를 내며, 앨범 커버에 ‘노 AI’라고 적었다. AI를 활용한 자동 음정 교정이나 자동 작곡이 아니라 인간이 직접 작곡하고 녹음했다는 뜻이다. 같은 달 영국 대형 출판사 ‘페이버 앤드 페이버’는 일부 서적에 ‘인간이 씀(Human Written)’이라는 표식을 넣기 시작했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AI가 아닌 인간의 힘만으로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강조하며 마케팅하려는 것”이라며 “AI 범람 속 인간의 가치를 다시 정립하자는 움직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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