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갑 보선] 토론회서 박종진 '단일화' 돌발 제안...송영길 “반칙·비겁한 태도”

이새벽 기자 2026. 5. 29.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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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검증서 단일화·후보자질·정국 공방으로 격화...단일화 제안에 정승연 즉각 반발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부터), 개혁신당 정승연, 국민의힘 박종진 후보가 후보자 토론을 하고 있다.
야권 단일화 제안이 나오자 토론장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는 정책 검증으로 출발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거친 설전으로 치달았다.

국민의힘 박종진 후보의 돌발 단일화 제안과 개혁신당 정승연 후보의 즉각 반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겨냥한 인신공격성 발언이 거침없이 제기됐다. 

28일 NIB(남인천방송)에서 방영된 연수구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토론회에서 세 후보는 원도심 재정비와 교통망 확충, 복지 공약 등을 놓고 맞붙었다.

토론 초반에는 지역 현안 중심의 정책 검증이 이어졌지만 야권 단일화와 전략공천 갈등, 후보 검증을 둘러싼 공방이 부상하면서 막판 연수갑 보궐선거의 긴장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세 후보는 먼저 원도심 아파트 재정비 해법을 두고 각자의 구상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연수갑 주민들이 기다리는 것은 정치 구호가 아니라 재정비의 속도"라며 안전진단 완화와 절차 단축을 강조했다.

송 후보는 용적률을 300~35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 조합원 부담을 줄이겠다고 했고, 정 후보는 연수·선학지구 선도지구를 3곳 이상으로 늘려 사업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교통 공약과 관련해서는 송 후보가 제2경인선과 KTX 송도역, 인천국제공항 연계 교통망을 거론하며 국회 차원의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정 후보는 GTX-B 청학역 추진 과정에서 주민 서명운동을 주도했다고 강조했고, 박 후보는 KTX 송도역 환승센터와 지선버스 확충, 주차난 해소를 내세워 주도권 경쟁에 가세했다.

토론은 박 후보가 정 후보에게 야권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급격히 달아올랐다. 박 후보는 정 후보의 복지 공약에 대한 질문 순서에서 "개혁신당의 뿌리는 원래 국민의힘에서 시작됐다"며 "개혁신당 정승연 후보와 국민의힘 박종진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를 공식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즉각 "토론 취지에 맞지 않는 발언"이라며 "단일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불가능한 일이고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사회자는 후보 간 설전이 이어지자 정책 검증 시간임을 강조하며 주제에 맞는 질문과 답변을 당부했다.

정 후보의 반발에는 공천 갈등의 앙금도 깔려 있다. 정 후보는 10년 넘게 국민의힘 연수갑 당협위원장을 지냈지만 서구에 기반을 둔 박 후보가 전략공천되자 삭발 반발 끝에 탈당해 개혁신당 후보로 출마했다.

정 후보는 토론에서도 박 후보를 향해 "20년 동안 지역에 뿌리를 내린 후보가 있는데 비공개로 후보 신청을 해서 제대로 된 경선 한 번 없이 낙하산으로 날아온 공당이 제대로 된 공당이냐"고 비판했다.

박 후보도 정 후보의 지역 거주 기간과 과거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정승연 후보도 부끄러운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앞뒤가 말이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맞섰다.

박 후보의 공세는 송 후보에게도 향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불거진 태블릿PC 조작 의혹을 거론하며 국정조사나 특검 추진 의향을 물었다. 이에 송 후보는 "태블릿PC가 입수·전달된 과정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의문점투성이"라며 "조사와 규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특히 박 후보가 베트남 성매매 의혹을 거론하며 성매매 특별법에 대한 입장을 묻자 송 후보는 "그렇게 반칙을 쓰면 안 된다"고 반발했다. 송 후보는 "이 문제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던 사람들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며 "그런 말을 왜 꺼내느냐. 비겁한 태도"라고 일갈했다.

송 후보는 당선되면 추진할 1호 법안으로 '중고자동차 수출 지원 및 산업 진흥 법안'을, 정 후보는 지역구 후보 거주 요건과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를 담은 '생활정치 정상화 법안'을, 박 후보는 '원도심 재정비 패스트트랙 법안'을 각각 내세웠다.

마무리 발언은 국회의원 보선답게 정국 공방으로 이어졌다. 박 후보는 "노란봉투법으로 삼성전자가 휘청이고 있고 앞으로 수많은 기업이 힘들어질 것"이라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악법들을 양산하는 민주당을 심판해 달라"고 견제론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송 후보는 앞서 인신공격성 발언을 겨냥한 듯 "자유를 허위사실 유포로 상대를 모략에 빠뜨리는 행위까지 허용되는 것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며 "윤석열의 내란 행위를 인정하지 않고 판결을 부정하는 세력이 집권 제1야당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합리적 보수가 있어야 진보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거대 양당 정치와 대통령의 언어를 싸잡아 비판했다. 그는 "정치는 국민을 편 가르는 기술이 아니라 갈라진 마음을 다시 이어붙이는 책임이어야 한다"며 "대통령의 언어는 분노 이전에 공동체를 안정시키는 언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새벽 기자 daw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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