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 화물선 침몰했을 수도, 왜 이란과 이스라엘 대응이 다른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나무호가 피격된 지 23일 만에 ‘이란의 대함 미사일 공격’이라고 발표했다. 공개한 미사일 잔해는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엔진 부품에선 이란 제조사로 추정되는 글자까지 나왔다. 군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란의 미사일 공격임을 바로 알 수 있다. 그런데도 발표에 23일이 걸렸다.
정부는 나무호를 공격한 대함 미사일 2발 중 1발은 불발됐다고 했다. 두 발 모두 터졌다면 나무호 피해는 매우 심각했을 것이고 침몰했을 수도 있었다. 국회 정보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나무호가 엔진 폭발로 침몰했다면 “증거가 인멸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이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고 했다. 이란이 한국 선박인 줄 알고 공격했는지는 확인이 어렵지만 선박의 같은 지점을 연속으로 때린 것은 조준 사격일 때만 가능하다. 우리 국민이 다치기까지 했다.
외교부는 “강력한 항의 뜻을 전달하겠다”며 이란 대사를 초치했다. 그러나 이란 대사는 부인만 했다. 증거가 분명한데도 부인하는 것을 그냥 넘어갈 수 없다. 그런데도 이재명 대통령이나 외교부 장관은 직접 항의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겨냥해 “국제형사재판소(ICC) 전범”이라며 한국에 들어오면 체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들어가려는 우리 국민을 억류하자 즉각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나무호가 미사일 공격을 당한 것은 국민 억류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심각한 피해다. 나무호는 이란에 대해 아무런 잘못도 한 것이 없었다. 두 나라에 대한 대응이 왜 이렇게 다른가.
정부 입장에선 호르무즈에 한국 선박 25척이 여전히 갇혀 있는 상황이 고민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 나라에 대한 단호한 대응에는 차이가 있을 수 없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을 가해하면 국내든 국외든 패가망신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란에 대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내고 실질적으로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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