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필리핀, '中 견제' 손잡았다…군사·경제안보 협력 가속(종합)

이도연 2026. 5. 28.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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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기밀 공유·무기수출 및 광물·에너지 공급망 등 전방위 논의
지소미아 체결 시 日-동남아국 첫 체결…일왕, 마르코스 환영 만찬
28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악수하는 일-필리핀 정상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이도연 특파원 = 일본과 필리핀이 양국 관계를 '포괄적·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고 군사 및 경제 안보 협력을 가속한다.

양국은 중국의 해양 군사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군사정보 공유, 방산 장비 지원 등 실질적 안보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교도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일본을 국빈 방문 중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28일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 성명에 합의했다.

양국은 안보 분야에서 군사 기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체결을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

일본이 필리핀과 기밀 정보 공유 협정을 맺으면 동남아시아 국가 중 첫 체결 사례가 된다.

일본과 필리핀은 각각 미국과 지소미아를 체결하고 있어 일본과 필리핀이 지소미아를 맺으면 미국·일본·필리핀이 군사 기밀 정보를 긴밀히 공유할 수 있는 틀이 구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필리핀에 경계관제 레이더를 수출하고 있어 필리핀이 입수한 감시 데이터를 활용한 안보 협력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28일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 하는 일-필리핀 정상 [로이터=연합뉴스]

아울러 일본이 지난 4월 살상 능력이 있는 무기 수출을 원칙적으로 허용함에 따라, 필리핀으로의 방위 장비 이전을 추진하기로 했다.

개정된 규정에 따르면 일본의 무기 수출 대상은 방위 장비 이전 협정을 맺은 국가로 한정되는데, 일본과 필리핀은 이 협정을 맺고 있다.

방위 당국 간 실무단을 구성해 일본 해상 자위대의 '아부쿠마'형 호위함, 해상 자위대 항공기 'TC90' 등의 수출을 검토할 계획이다.

회담에서는 일본의 방위 장비 무상 공여 제도인 '정부 안전보장 능력 강화 지원'(OSA)을 통한 협력 추진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양국 간 군사·안보 분야 협력 강화는 동·남중국해에서 군사적 활동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오키나와·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주변에서 중국과의 대립이 심화하고 대만 주변에서 중국군 훈련이 이어지자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 발표된 합의 내용은 일본과 필리핀이 군사 장비 수출과 부대 교류 등을 통해 필리핀의 방위력을 강화하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평가된다.

다만 성명에는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은 채 "동·남중국해 정세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힘이나 압박을 통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회담에 앞서 "국제 정세가 더 엄중해지는 가운데, 진화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 태평양'의 실현을 위해 일본과 필리핀의 긴밀한 협력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일본 국회에서 연설하는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마르코스 대통령은 지소미아 체결을 위한 공식 협상을 시작하는 데 대해 "방위 협력을 더 강화하고 규칙에 기반을 둔 해양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평가했다.

경제 분야에서는 핵심 광물과 에너지 등의 공급망 강화를 위해 일본과 아세안(ASEAN) 간 경제동반자협정(EPA)의 개정 검토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핵심 광물과 에너지를 공동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일본 정부가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100억달러(15조원) 규모의 금융 지원에 나서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파워 아시아'를 통해 필리핀의 석유 비축량 확충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 합의를 바탕으로 일본 경제산업성이 다음 달 동아시아·아세안 경제연구소(ERIA),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민간 기업 등과 필리핀을 방문, 석유 비축 인프라 지원을 협의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6일 일본에 도착한 마르코스 대통령은 큰 환대를 받았다. 전날 나루히토 일왕은 황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궁중 만찬 등 마르코스 대통령 환영 행사를 열었다.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히사히토 왕자가 국빈 환영 행사로는 처음으로 참석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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