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중국계 부모 둔 미국인 히우라 한국서 아시아계 대표로 ‘비상’ 각오
밀워키 시절 극적 끝내기 홈런 등
기량 회복 땐 팀도 선수도 ‘윈윈’

일본계 아버지와 중국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미국인이 이제는 한국에서 야구를 한다. 키움 새 외국인 타자 케스턴 히우라(30·사진)는 전 세계 야구 선수를 통틀어도 성장 배경과 이력이 눈에 띄는 사례다.
미국에서 프로를 목표로 운동하는 아시아계는 많지 않다. 아시아계 인구는 7~8% 정도지만 대학야구 기준 아시아계 선수는 1% 수준이다. 그나마 다른 종목에 비하면 많은 편이다. 최근 고척에서 만난 히우라는 “종목을 불문하고 아시아계 스포츠 선수는 많지 않다. 그래서 오히려 아시아계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그랬고 프로에 올라가서도 그랬다. 다른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영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려고 늘 노력했다”고 말했다.
‘혈통’으로 관심을 받던 그가 빅리그 데뷔 시즌에는 실력으로 시선을 모았다. 2019년 밀워키에서 메이저리그(MLB)에 첫발을 디딘 히우라는 84경기에서 타율 0.303에 19홈런을 때렸다. 작은 체구로 파워풀한 타구를 끊임없이 날렸다. 그해 7월에는 밀워키 최대 라이벌인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연장 10회말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히우라는 “시카고와 밀워키는 차로 2시간밖에 안 되는 거리고, 워낙 라이벌 관계가 치열하다. 연장으로 들어가면서 경기장 분위기가 아주 뜨거웠다. 1점 지고 있는 상황에서 10회말로 들어갔는데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이닝 시작부터 동점 홈런을 쳤다. 그리고 내가 좋은 홈런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고 웃었다. 그러나 히우라의 빅리그 생활은 순탄하지 못했다. 약점으로 지적받던 2루 수비에서 문제를 노출했고, 타격 성적도 데뷔 시즌 이후 조금씩 떨어졌다. 14홈런을 때린 2022년을 끝으로 빅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더 길어졌다.
히우라는 빅리그 복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KBO리그와 인연을 맺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과거 밀워키에서 한솥밥을 먹은 에릭 테임즈를 비롯해 KBO리그 활약을 발판 삼아 MLB 재입성에 성공한 사례가 적지 않다. 빈타가 고민인 키움에서 히우라가 예년의 기량을 보여준다면 팀도 선수도 ‘윈윈’이다. 히우라는 MLB 통산 6시즌 50홈런에 134타점 OPS 0.755를 기록했다. KBO리그 외국인 타자 누구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성적이다.
히우라는 아직 KBO리그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비자 발급을 기다리는 중이다. 하지만 선수단과 동행하며 언젠가 상대해야 할 KBO리그 투수들을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
히우라는 2021년 어머니를 위한 삭발로 화제가 됐다. 어머니가 림프종 판정을 받자 그는 머리를 밀었다. 다행히 어머니는 암을 이겨내고 건강을 회복했다. 운동만큼이나 학업을 강조했던 아버지 역시 그의 인생에서 의미가 대단히 크다. 히우라는 UC어바인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졸업 1년을 남기고 MLB 신인 지명을 받아 학업은 일단 중단했지만, 언젠가 학사과정을 꼭 마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미국에 있다. 그러나 그의 곁에 또 다른 가족이 있다. 지난 1월 결혼한 아내와 함께 한국 땅을 밟았다. 히우라는 “한국에서 야구는 물론 아내와도 좋은 기억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빠르게 필드에 나가 좋은 모습을 팬들에게 보이고 싶다. 팀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새 구단 키움에서의 각오를 밝혔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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