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선] “이준석 대통령 만들 페미니스트”·“성소수자 당사자”…정치판 뛰어든 이색 후보들

강혜원 기자 2026. 5. 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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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문모은 “보수정당 안에서 대안 의제 다루고 싶어”
사회민주당 정혜연 “불평등 문제 가장 절실히 말할 수 있는 후보”
개혁신당 서울 강북구4선거구 문모은 시의원 후보, 사회민주당 서울시의원 정혜연 비례대표 후보. 본인 제공

“퀴어퍼레이드 개혁신당 부스 설치”, “성소수자 당사자로서 불평등 문제 더 절실히 알릴 것.”

이번 6·3 지방선거 서울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개혁신당 문모은 후보와 사회민주당 정혜연 후보를 만났다. 스스로를 “이준석 대통령 만들겠다고 나선 페미니스트”라고 표현한 문 후보와, “청년이자 성소수자이기에 불평등 문제를 더 절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한 정 후보는 서로 다른 정당에 몸담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성소수자·청년·불평등 문제 등 기존 정치권에서 상대적으로 비주류로 여겨졌던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두 후보에게 정치 입문 계기와 각자의 문제의식, 서울에 대한 구상을 들어봤다.

◇ 개혁신당 문모은 서울시의원 후보(서울 강북구4선거구)

개혁신당 서울 강북구4선거구 문모은 시의원 후보. 본인 제공

개혁신당 소속으로 서울 강북구4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문모은 후보는 여러 의미에서 기존 보수 정치인의 이미지와 거리가 있다. 연세대 신학과 출신으로 노동조합 조직 활동을 했고, 성소수자 인권 문제에 공개적으로 연대하며 퀴어퍼레이드에서 장기적으로 개혁신당 부스 개설까지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있다. 동시에 자신을 “시장주의자”이자 “민주주의 역사를 긍정하는 보수”라고 설명한다.

스스로를 “이준석 대통령 만들겠다고 나선 페미니스트”라고 표현한 그는 정치의 역할 역시 “사람들에게 합리적으로 싸울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문 후보와의 일문일답.

Q.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대학 다닐 때는 사회운동이나 목회, 학문 쪽에 더 관심이 많았는데, 결국 학자로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보다 정치인이 훨씬 직접적이고 빠르게 사회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사람들에게 합리적으로 싸울 수 있는 힘을 주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Q. 연세대 신학과 출신인데, 이후 인권운동과 정치 활동에도 영향을 받았나.
A. 연세대 신학과는 사회참여적인 분위기가 강했다. 총여학생회 폐지 논란 같은 격동기도 직접 겪었고, 노동조합 조직 활동도 했다. 당시에는 사회진보연대 계열 학생단체 활동도 했고, 인천공항 청소노동자 조직화 같은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신학과에서 느꼈던 가장 큰 문제의식은 교회의 교리와 사람들이 실제 삶에서 원하는 위로 사이의 괴리였다. 부당한 일을 당한 사람은 예수님이 자기 편에서 싸울 힘을 주길 바라는데, 현실 교회는 ‘순종하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았다.

Q. 흔히 떠올리는 개혁신당 이미지와는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A. 경제·안보관은 보수적이다. 나는 시장주의자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도 있다. 북한과 남한 중에 고르라면 당연히 남한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사회문화적으로는 자유주의적인 부분이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도 시장주의 정당이지만, 민주주의 역사를 긍정하는 보수를 찾고 있었다. 1987년 민주화 이후의 역사와 단절하지 않는 보수다. 그 점에서 개혁신당이 가장 가까웠다.

Q.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표현했다.
A. 나를 가장 잘 설명하는 표현은 ‘이준석 대통령 만들겠다고 나선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 
구조적 차별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에서 이준석 대표와 비슷한 부분이 많다. 여성에게도 기회 자체는 상당 부분 공정해졌다고 본다. 결국 중요한 건 교육 투자나 가족 문화 같은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이준석 대표가 여성 지지층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그 부분을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Q. 성소수자 의제에 공개적으로 연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성소수자 인권은 충분히 젊은 개인주의자들이 연대할 수 있는 의제라고 생각한다. 타인의 삶에 국가나 사회가 과도하게 개입하지 말자는 자유주의 가치와도 연결돼 있다.
오히려 보수정당 안에서 이 의제를 다뤄보고 싶었다. 퀴어퍼레이드도 단순히 당사자만의 공간이 아니라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실제로 개혁신당 내에서 그런 움직임이 가능하다고 보나.
A. 당 안에도 반대하는 분들이 분명 있다. 그런데 유학 경험 있는 당원들이나 자유주의 성향 당원들은 ‘네가 하고 싶은 걸 해보라’는 반응도 많았다. 단계적으로 가능성을 만들고 싶다. 올해는 개인 자격 참여, 이후에는 퀴어 앨라이(성소수자 인권 지지자) 모임 형태, 나중에는 서울시당 차원의 참여까지 생각하고 있다.

Q. 왜 구의원이 아니라 서울시의원에 출마했나.
A. 구의원은 구청 일을 감시하는 역할이고, 시의원은 서울 전체를 보는 역할이다. 강북 같은 베드타운 지역이 서울시로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제대로 못 받고 있다는 생각이 컸다. 예를 들면 따릉이 정책도 한강이나 평지 위주다. 강북은 언덕이 너무 많다. 또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같은 혼잡 문제도 특정 자치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봤다.

Q. 대표 공약은 무엇인가.
A. 가장 대표적인 공약은 재건축 조기 착공과 재건축 지역 초등학교의 임시 이전·동시 재건축이다. 재건축이 시작되면 인근 학교들은 소음과 분진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봤다. 그런데 학교 건물 자체도 많이 노후화돼 있다. 그렇다면 아파트 공사 기간 동안 학교를 임시 이전하고, 동시에 학교 재건축도 진행하는 게 학부모들의 실제 정치 수요라고 생각했다.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정책도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미 전국적으로 소득분위 장학금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데, 특정 대학 학생들에게 추가 혜택을 주는 건 명분이 약하다고 본다. 차라리 그 재원을 교수·학생 연구기금이나 연구장학금으로 돌리는 게 대학 발전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반값등록금은 교육을 지나치게 포퓰리즘적으로 접근했던 정책이라고 본다.

Q. 앞으로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A. 역사에 남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통일 대통령’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재건축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도 결국 도시와 공동체를 다시 설계하는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언젠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이 된다면 북한 재건축과 토지 문제 같은 것도 굉장히 중요한 과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 사회민주당 정혜연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후보

사회민주당 서울시의원 정혜연 비례대표 후보. 본인 제공

사회민주당 정혜연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후보는 지난 2009년에 발생한 용산참사를 계기로 진보정치에 입문한 인물이다. 공개 커밍아웃 정치인으로 청년·성소수자 의제를 꾸준히 다뤄왔고, 지금은 ‘서울에서 더 이상 밀려나지 않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정 후보는 “청년 혹은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은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아니라 오히려 활동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자부심이자 동력”이라며 “정치의 본질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손잡고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후보와의 일문일답.

Q.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저의 스무 살은 이명박 정부와 함께 시작됐다. 서울로 올라와 마주한 용산참사는 큰 충격이었다. ‘국가와 공권력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됐다. 당시 가장 정치가 필요한 곳에 늘 있었던 분이 고 노회찬 의원이었다. 그를 보며 진보정치를 응원하게 됐고 정당에 가입했다.

Q. 청년·성소수자 의제를 꾸준히 다뤄왔고, 공개 커밍아웃 정치인으로도 알려져 있다. 계속 활동을 이어온 동력은 무엇인가.
A. 청년 혹은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은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아니라, 오히려 활동을 더 단단하게 만드는 자부심이자 동력이었다. 정치의 본질은 서로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공통의 당면 과제를 찾아내고, 함께 손잡고 해결할 가능성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평등과 부의 대물림, 주거비 부담과 고용 불안은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겪고 있는 문제다.

청년이자 성소수자이기에 이런 문제를 더 절실하게 말할 수 있었다.

Q. 진보정당의 사회적 소구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진보정당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진보정당에 대한 대중적 기대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시민들의 개혁 열망이 식어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그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시민들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나 역시 그 성찰의 한복판에서 진보신당, 통합진보당, 정의당을 거쳐 사회민주당에 이르게 됐다. 사회민주당은 그 성찰과 기대를 ‘더 노무현답게, 더 노회찬답게’라는 슬로건에 담았다.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존재하는 한 진보정당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최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는 사회 문제는 무엇인가.
A. 서울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높은 집값과 생활비 부담, 불안정한 일자리 속에서 평범한 시민들에게 서울은 점점 더 살기 어려운 도시가 되고 있다. 
토건 세력과 부동산 투기 세력이 판을 치고, 수천억 원의 예산이 겉보기에만 화려한 건축물에 쏟아지는 동안 서민들의 삶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시민들이 더 이상 밀려나지 않는 도시, 누구나 안심하고 계속 살 수 있는 서울을 만들고 싶다.

Q. 대표 공약은 무엇인가.
A. AI 도입으로 인해 급격한 고용불안과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본다. 청년들에게는 미래를 빼앗는 고용 절벽이 되고, 고령층은 기술 소외로 일자리와 정보에서 고립될 위험이 있다. 이에 정기적으로 AI 노동영향 조사를 실시해 기술 도입의 부작용에 선제 대응하고, 시민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직무 교육과 일자리 전환 지원 체계를 확충하고자 한다.

주거 문제에 있어서는 SH공사를 본연의 역할로 돌려놓고 싶다. 한강버스나 서울링 같은 전시성 토건 사업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높은 주거비로 고통받는 노동자와 서민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20% 확보를 추진할 것이다.

Q. 서울시의회에 입성하게 된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싶은 정책은 무엇인가.
A. 1호 조례 공약으로 ‘TBS 교통방송과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의 정상화’를 이야기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시의회 다수를 점하자마자 TBS 운영 조례를 폐지하면서 30년간 시민의 귀 역할을 했던 공영방송의 예산줄이 끊겼다. 3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노동자들은 투잡·쓰리잡을 뛰며 무급으로 방송을 지키고 있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역시 보건복지부 승인도 없이 졸속 폐원됐다. 장애인과 어르신을 돌보던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내몰렸고, 돌봄 공백의 피해는 결국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공공서비스를 책임지던 노동자들을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을 가장 먼저 추진하고 싶다.

Q. 향후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A. 용산참사를 계기로 진보정치에 뛰어들었고, 고 노회찬 의원을 보며 정치를 배웠다. 전태일재단 이사로 활동하며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위한 실천도 배웠다.
낮은 곳의 사람들과 끝까지 함께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말뿐인 이상이 아니라 실제 삶을 바꾸는 ‘현실주의 진보정치’를 하고 싶다.

강혜원·빈재욱 기자 hyewon041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