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유세차는 "잘 부탁드립니다"…시민들은 '휙'

우수아 기자 2026. 5. 28.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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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선거운동 중반 넘었지만 거리 유세 체감도 낮아
후보의 호소는 커지는데…유권자 붙잡기엔 역부족
"열심히 하겠습니다"…차별화 없는 뻔한 메시지
28일 오전 대전 유성구 충대정문오거리에서 한 교육감 후보 거리 유세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우수아 기자

"선거 때마다 뻔하죠 뭐. 그래서 딱히 관심 없어요."

28일 오전 대전 유성구 충남대정문오거리. 학교 앞은 이른 시간부터 유세 차량과 등교하는 학생들로 북적였지만 이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는 듯했다. 한쪽은 호소하고, 한쪽은 외면하는 모습이 반복됐다. 신호가 바뀔 때마다 이동하는 사람들 사이로 세워둔 선거운동 차량 위에서는 연신 손을 흔들고 허리 숙이며 눈도장 찍으려 애썼지만, 돌아오는 건 차가운 무관심이었다. 선거로고송은 시민들 귀에 자리 잡은 이어폰에 막혔고 율동과 인사는 핸드폰에 쏠린 시선을 이길 수 없었다. 선거운동원들이 피켓을 들고 관심 끌려 노력했지만, 시민들은 빠르게 지나치거나 힐끗 쳐다보고 말았다.

28일 오후 대전 유성구 충대정문오거리에서 한 출마자의 거리 유세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우수아 기자

바쁘게 수업에 가던 한 학생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니까 이젠 익숙한 느낌이 크다"며 "시선을 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자리를 떴다.

유세 차량을 등지고 있던 여 모(20대) 씨도 "멘트 같은 게 뻔하다고 생각한다"며 "다 똑같이 말하고 추상적인 이야기뿐이니까 관심이 안 가는 것 같다"고 무심하게 말했다.

현장을 지켜본 지 10분이 흐르자, 유세 영상을 빤히 쳐다보는 시민을 만났다.

신호가 바뀐 줄도 모르고 한참을 쳐다보던 그는 "노래가 중독되고 무슨 영상인가 싶어서 쳐다보고 있었다"며 "이걸 본다고 뽑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 아니다"라고 말하며 횡단보도를 건너갔다.

길 위 시민들은 대부분 거리 유세 효과가 미미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28일 오전 대전 서구 서대전세무서네거리에서 한 시의원 후보가 시민을 향해 인사하고 있는 모습. 우수아 기자

후보가 직접 길거리에 나선 경우도 다를 게 없었다. 점심시간 서구 서대전세무서네거리. 한 시의원 후보가 식사하러 가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안녕하십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식사 맛있게 하세요"를 반복하며 사거리를 지나는 차량과 사람들에게 다가가려 애썼다. 네거리 맞은 편에서는 선거운동원들이 피켓을 들고 해당 후보를 알리려 노력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머쓱한 듯 시선을 피했고, 후보의 인사에도 지나치기 바빴다. 몇몇만 마지못해 고개를 까딱일 뿐이었다.

헤드폰을 끼고 지나치던 한 시민은 "후보자가 직접 인사하면 부담스럽기도 하다. 일부러 눈 안 마주치고 지나가려고 할 때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리 유세의 효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다 똑같이 쓰는 방식이니까 기억에 남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숏폼, SNS 등으로 선거운동 흐름도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라 기존 유세 차량과 선거운동원을 동원한 거리 유세 등 고전 방식의 선거운동도 유권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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