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조 매물폭탄 피했다"…국민연금, 국내주식 목표비중 20.8%로 상향

이윤형 기자 2026. 5. 2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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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A 허용범위 한시 확대…코스피 수급 부담 완화 기대
리밸런싱 속도 조절까지 병행…"시장 영향 최소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5차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기존 14.9%에서 20.8%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전략적자산배분(SAA) 허용범위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하면서 시장이 우려해온 대규모 매도 가능성은 사실상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5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올해 자산군별 목표비중 조정안과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을 심의·의결했다.

기금위는 올해 국내주식 목표 비중을 20.8%로 조정했다. 기존 목표치였던 14.9%보다 5.9%포인트 높인 수준이다. 해외주식 비중은 37.2%에서 34.7%로, 국내채권은 24.9%에서 23.1%로 각각 낮췄다. 해외채권은 8.0%에서 7.4%로, 대체투자는 15.0%에서 14.0%로 조정됐다.

국민연금은 상법 개정 등에 따른 국내 증시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과 실제 국내주식 비중 확대 상황 등을 고려해 목표 비중을 현실화했다고 설명했다.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리밸런싱에 따른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올 들어 반도체주 중심의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중은 급격히 높아졌다. 올해 2월 말 기준 국내주식 비중은 24.5%를 기록했고 최근에는 29%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리밸런싱 유예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국민연금이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 최대 170조원 규모의 국내주식을 매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국민연금은 국내 증시 시가총액의 8~9%를 보유한 최대 기관투자가인 만큼 수급 영향력이 크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국내주식 목표 비중과 허용범위가 동시에 확대되면서 단기간 내 기계적인 대규모 매도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금위는 변동성이 큰 국내 증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주식 SAA 허용범위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확대 폭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금운용 업무의 공정한 수행과 금융시장 안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SAA 허용범위 ±3%포인트와 전술적자산배분(TAA) 허용범위 ±2%포인트를 활용해 목표 비중 대비 최대 ±5%포인트 범위 내에서 자산을 운용해왔다. 기존 기준으로는 국내주식을 최대 19.9%까지 보유할 수 있었지만, 이번 조정으로 허용 범위는 더 넓어지게 됐다.

리밸런싱 규칙도 함께 손질했다. 국민연금은 시장 영향을 줄이기 위해 하루 최대 리밸런싱 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운용 규칙을 개선했다. 올해 1월부터 시행한 국내주식 리밸런싱 한시 유예는 예정대로 다음 달 말 종료되지만, 목표 비중 현실화와 허용범위 확대, 매매 속도 조절이 동시에 적용되면서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는 국민연금발 매도 우려가 완화될 경우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 중심의 코스피 상승 흐름에 기관 수급까지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금위는 이날 2027~2031년 중기자산배분안도 확정했다. 내년 국내주식 목표 비중은 올해와 같은 20.8%로 유지된다. 해외주식은 35.6%, 국내채권은 21.8%, 해외채권은 7.4%, 대체투자는 14.3%로 결정됐다.

2031년 말 기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주식 55% 내외, 채권 30%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다. 기존 해외투자와 대체투자 확대 기조를 유지하면서 자산군별 특성과 시장 여건, 이행 가능성 등을 반영했다고 기금위는 설명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중기자산배분은 최근 시장 여건 변화에 대응해 국민연금기금의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높이면서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한 결정"이라며 "앞으로도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원칙과 유연성이 조화되는 기금운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시장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며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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