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와 직접 대화 물건너가나…러 우크라 맹공에 회의론

현윤경 2026. 5. 28. 18:1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키프로스 EU 외무장관 회의서 관련 의제 논의
우크라이나 병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5년째에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유럽이 러시아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유럽 내부에서 커지고 있지만,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맹폭을 퍼붓자 러시아와 직접 협상에 대한 회의론에 좀 더 힘이 실리고 있다.

중동 전쟁 와중에 미국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뒷전으로 밀리자 유럽연합(EU) 내부에서는 특사를 임명해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 유럽이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최근 부쩍 거론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마주 앉을 특사로 누가 적합한지에 대한 하마평이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극초음 탄도미사일까지 동원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수위를 한층 끌어올린 러시아가 외교관들과 국제기구 직원들에게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철수하라는 으름장까지 놓자 러시아와의 직접 협상 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라고 유럽 전문 매체 유로뉴스는 전했다.

28일 키프로스에서 기자회견하는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28일 키프로스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한 EU 관계자는 "당신을 죽이려는 상대와 대화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말로 내부 기류를 전했다.

EU의 한 외교관도 현시점에서 대러 협상에 나설 인물을 논의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리석다"고 논평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대규모 공습을 퍼붓고, 강경 발언을 내놓는 것은 전장에서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수세에 몰린 러시아의 초조감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굳이 러시아와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러시아와의 직접 협상에 거듭 회의적인 입장을 밝혀 온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이날 키프로스 외무장관 회의에 앞서 유럽이 러시아가 파놓은 '함정'에 빠지면 안된다고 밝히며 재차 경계감을 드러냈다.

칼라스 대표는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우리로 하여금 누구를 협상 대표로 내세울지를 두고 논쟁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누가 적합한지까지 직접 선택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런 함정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유럽 내 일부 국가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러시아와 협상에 나설 유럽 측 대표를 임명하는 데까지 나아갈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슈뢰더 전 독일 총리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푸틴 대통령은 유럽과 안보 체제를 논의할 생각이 있다며, 유럽 측 협상 상대로 유럽 내 대표적 친러 인사이자 자신과 가까운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를 최근 지목했다. 이를 계기로 유럽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 마리오 드라기 전 이탈리아 총리,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등이 자천타천으로 러시아와 협상에 나설 특사 후보로 거론돼 왔다.

유로뉴스는 이날 키프로스에 모이는 유럽 외무장관의 상당수는 현시점이 러시아와 대화를 논할 때가 아니라, 더 큰 압박을 가할 방법을 궁리할 때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고 짚었다.

마르구스 차흐크나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EU가 중립적 중재자 역할로 방향을 바꾸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며 유럽은 러시아와의 대화 대신 '전략적 인내'를 통해 유럽과 우크라이나의 이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dpa통신은 러시아와의 직접 대화 문제, 중동 전쟁 등이 논의될 이날 키프로스 회의에서 러시아의 금융 부분과 방산 업체를 겨냥한 제21차 대러 제재안도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ykhyun14@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