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사주설’에서 ‘공작 논란’으로… 진도 선거판 흔든 폭로전 결국 법정으로
6·3 지방선거를 목전에 둔 전남 진도 정가가 이른바 ‘기사 사주설’에 이은 ‘정치 공작 논란’으로 자중지란에 빠졌다. 선거 막판 민심을 흔들고 있는 폭로전이 결국 선거관리위원회 조사를 넘어 경찰 고발로 이어지면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28일 지역 정가와 수사당국 등에 따르면 진도군청 소속 A모 팀장(전 홍보팀장)은 이날 오후 광주 지역 인터넷신문 대표인 B모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 및 명예훼손 혐의로 진도경찰서에 전격 고발했다.

논란의 한복판에 선 B기자는 지난 26일 두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양심선언”을 주장하며 정면 돌파를 시도했다. B기자는 회견문에서 “특정 후보를 공격하거나 돕기 위함이 아닌 사실관계의 객관적 검증을 바랄 뿐”이라며 관련 자료를 선관위와 수사기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 금전 거래의 성격을 두고 스스로 논란을 키우는 발언이 나와 파장이 일었다.
B기자는 기자회견을 다시 연 배경에 대해 “A팀장이 전화를 걸어 빌려 간 돈의 변제 시기를 묻자 (내가) 5월 말이라고 답했는데, 주변에서 내가 돈을 강탈했다는 소문이 들려 뻗쳤다(화가 났다)”고 감정적 토로를 이어갔다.
특히 “돈의 용처가 아들 수술비가 아닌 본인의 카드값 변제용 아니었냐”는 타 매체 기자의 날 선 질문에 B기자는 “내가 카드값이라고 말하면 거지가 되지 않겠나. 그러면 돈을 빨리 안 줬을 것”이라며 거짓으로 돈을 요구했음을 사실상 시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해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반면, 현재 진도읍 한 병원에 입원 중인 A팀장은 언론 인터뷰와 고발장을 통해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A팀장은 “B기자가 자신의 아들 수술비가 급하게 필요하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말해서 제가 가지고 있던 돈을 빌려줬다”며 군수 후보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개인 간의 금전거래’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당시 을(乙)의 처지일 수밖에 없는 공무원 입장에서 B기자의 취재 과정에서 언행을 공갈과 같은 압박으로 받아들여 어쩔 수 없이 돈을 빌려줬다”며 “나중에야 아들 수술비가 아닌 카드값으로 변제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팀장은 특히 고발장 접수 직전 “특정 군수 후보와 모의해 B기자에게 기사를 사주한 사실이 없으며 선거와 관련해서 군수 후보 등 누구로부터도 돈을 받거나 전달한 사실도 없다”며 “B기자가 저와의 개인 간 금전거래를 부풀려서 선거 국면에 활용한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선거판이 흙탕물 폭로전으로 변질되자 진도군 공직사회도 폭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진도군지부는 27일 성명을 내고 정치권을 향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지역의 미래를 논해야 할 지방선거가 정책 검증은 실종된 채 폭로전과 인신공격, 미확인 의혹만 난무하는 장으로 타락했다”면서 “특정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상적인 행정 절차가 왜곡되고, 공무원 개개인의 직무 행위가 정치적 음모론의 소재로 둔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로 공직자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 해당 후보가 직접 책임을 지고 사과해야 한다”며 “수사당국은 공직사회를 겨냥한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엄정히 조사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단호히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진도군선거관리위원회는 이미 B기자와 다른 기자를 소환 조사한 데 이어 A팀장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도=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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