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환 전성시대… “캐릭터 이름으로 불러줘 영광”

김가연 기자 2026. 5. 28.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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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군체’ 서영철役 배우 구교환 인터뷰
배우 구교환. /쇼박스

배우 구교환의 전성시대라고도 할 수 있는 요즘이다. 지난해 말 개봉한 영화 ‘만약에 우리’를 시작으로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 ‘군체’까지 그가 출연하는 작품들이 연이어 흥행하며 인기가도를 달리고 있다.

28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구교환의 시대’까지는 조금 과하다”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길거리를 걸어 다니면 ‘동만아’(모자무싸) ‘은호야’(만약에 우리) 하고 캐릭터 이름으로 불러주시는 분들이 있다”고 했다. 칸 국제영화제 참석차 프랑스를 찾았을 때도 한 외국인 관객이 길에서 그를 알아보고 “‘군체’의 서영철이 맞느냐”고 물어왔단다.

그는 “제가 관객, 시청자와 더 친해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제가 연기한 인물로 불러준다는 것 자체가 그 감독님의 세계로 절 받아준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떤 상보다 기분이 좋다. 그분에게는 캐릭터로 기억되니까 이만한 찬사가 없다”며 “연기한 인물이 사랑받는다는 건 배우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고 했다.

배우 구교환. /쇼박스

구교환은 ‘장르물의 대가’ ‘좀비들의 아버지’로 불리는 연상호 감독의 신작 ‘군체’에서 새로운 빌런의 얼굴을 선보였다. 서영철은 인류를 다음 단계로 도약시키려는 생물학자로, 비틀린 신념으로 감염 사태를 일으키는 인물이다. 업데이트를 거듭하는 새로운 좀비들과 호흡하는 그의 모습에 관객들은 호평을 내놨다. 이미 개봉 5일 차에 2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300만명) 가까이 다가섰다.

그는 “혼자 서영철을 표현한 게 아니다. 다른 감염자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한 인물을 나눠서 연기한다는 느낌이었다”며 “감염자 연기자들 중 현대무용, 팝핀, 브레이크 댄스하는 분들이 계셨다. 그분들의 연기를 보고 영향을 받아 연기하기도 했고, 서로 연결돼 있었다”고 했다.

이어 “빌런을 연기할 때는 상대편을 연기한다고 생각하면서 임한다. 빌런을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해하려고 하면 그 역할을 보호하는 것처럼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에도 ‘어떻게 하면 권세정(전지현)을 더 짜증 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배우 구교환. /쇼박스

‘서영철을 패고 싶다’는 한 관객의 평을 인용하면서 “정말 재밌는 평이었다. 관객들이 그렇게 본다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며 활짝 웃었다.

그의 작품들이 이만큼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교환은 “너무 감사한 일”이라면서 “관객들에게 제 마음이 잘 전달되고 있고, 어떤 장면이 인상에 남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구교환은 “제 매력도 당연히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인터뷰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제가 제 작품을 가장 잘 알기 때문인 것 같다. ‘군체’도, ‘모자무싸’도, ‘만약에 우리’도 제가 누구보다도 매니아”라며 “코미디도 내가 웃겨야 관객들도 웃지 않나. 제가 궁금하고 흥미로워했던 장면들이 관객들에게 닿는 걸 보고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배우 구교환. /쇼박스

이번 영화는 구교환과 연상호 감독이 호흡을 맞춘 네 번째 작품이다. 그는 “창작자로서의 연상호 감독님을 좋아한다. 재미를 좇으면서도 그 시대와 질문을 담는다는 강점이 명확하다”며 “그런 이야기꾼으로서의 태도가 좋다. 관객들과 함께 질문을 나눠볼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면서도 가르치지 않는다. 연출자로서도 닮고 싶은 부분”이라고 무한한 애정과 존경심을 드러냈다.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연상호 감독은 AI가 장악한 현대 사회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았다고 이 영화를 설명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영화를 본 관객들도 호불호를 넘어 가지각색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구교환은 “여러 감상이 나오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제각각 다른 반응이 영광스럽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군체’는 지금의 시대를 장르적으로 얘기하고 있다”며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이 굉장히 친절한데도, 나왔을 때는 관객들이 또 스스로 질문하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 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 벌이는 사투를 그렸다. 이 작품은 영화 ‘부산행’부터 ‘얼굴’, 시리즈 ‘지옥’ 등을 통해 독창적인 이야기를 선보여 온 연상호의 신작으로,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돼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1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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