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시, ‘서소문 고가 철거’ 위험 알고도…물량내역에 버팀대 없어

서울시가 서소문 고가 철거 공사에서 중대 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것을 알면서도 공사비 지급의 기준이 되는 '물량내역서'에 안전을 위한 버팀대나 지주 등 항목을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28일) KBS가 확보한 물량 내역서를 보면, 서울시는 구조물이 쓰러지지 않도록 지탱하는 안전 품목인 버팀대와 지주 등은 발주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하중을 지지하는 시설인 동바리와 구조물 붕괴를 막는 지보공도 항목에 없었습니다.
서울시가 서소문 고가 철거 공사에 사고 발생 위험이 크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한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서울시는 공사 입찰 공고에서 이번 공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자 '난이도가 높은 공사'라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방서에 "철거 구조물에 버팀대 또는 지주 등의 안전시설 설치 해야 한다"고 의무화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는 버팀대 등 안전 품목을 구비하지 않은 겁니다.
이에 대해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건설안전특별법도 가설 구조물과 안전 시설물은 설계 비용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며 "서울시가 안전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미흡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시가 안전 예산을 삭감하거나 아예 편성하지 않은 정황도 확인됐습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4월쯤 서소문 고가 철거공사 예산을 심사하면서 낙하물 방지망 설치품 구입에 필요한 예산 4,730여만 원을 삭감했습니다.
이 외에 드론 구매를 임대로 바꿔 3,910만 원을 삭감하는 등 사업비 총 5억 8,800만 원을 깎았습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계약 전 심사 과정에서 국토교통부 표준품셈 등 정부 공사비 기준에 맞춰 공사비를 조정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공사현장 드론 비용 역시 별도 구매가 아니라 공사기간 동안 임대 방식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관행에 따라 임대료 기준으로 반영했다"고 답했습니다.
서울시는 안전 사업 예산 삭감과 관련해 "단순 삭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안전에 필요한 비계 파이프와 모래 등 자재비와 간접노무비 등 일부 항목은 오히려 증액 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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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새하 기자 (say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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