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금융시장 영향 함께 고려”…국민연금 자산배분 재조정 시사
176조원 매도 압력 완화 방안 검토 관측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 자산배분 전략의 추가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8000선을 돌파하고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자 금융시장 영향까지 고려한 대응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고 2026년도 자산군별 목표 비중 조정안과 2027~2031년 중기 자산배분안을 논의한다. 금융시장과 경제 전망, 정책 여건, 운용 가능성 등을 반영해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결정할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근 글로벌 주식 시장은 고유가 상황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기업의 실적 호조 등으로 양호한 투자 심리가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제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세로 인한 인플레이션으로 주요국의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 여건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변동성이 높은 금융 시장에서 연기금의 안정적 운용에 대한 국민들의 염려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기금위는 이번 안건 마련을 위해 지난 5월 7일 기금운용본부·실무평가위원회 합동 세미나를 열었다. 투자정책전문위원회는 세 차례, 실무평가위원회는 두 차례 개최했다.
지난 15일 열린 제4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는 중간 보고도 진행했다. 기금위가 한 달에 두 차례 열린 것은 이례적이다. 코스피 상승세와 환율 불안이 이어지면서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 고민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기금위는 국내 주식을 지금처럼 계속 보유할지, 일부를 팔아 비중을 줄일지 운용 기준을 다시 정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국민연금이 들고 있는 국내주식 비중이 기존 목표치를 크게 넘어서자 기준 자체를 손보는 방안이 거론된다.
기금위는 현재 최대 19.9%로 묶여 있는 국내주식 비중 상한을 더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국내주식 약 176조9000억원어치가 기계적 매도 압력에 놓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 자산을 늘리면 외환시장에서는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채권 투자 방향 역시 시장 금리와 직결된다. 통상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인다.
아울러 이날 기금위는 2027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안도 함께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계획안에는 보험료와 기금운용 수익 등 기금 수입, 연금 급여·크레딧 지급 등 지출 계획, 중기 자산배분에 따른 여유자금 운용 방향 등이 담긴다.
정 장관은 “향후 5년간 기금 운영의 큰 방향을 결정하고 내년도에 수입과 지출을 심사하는 것으로 국민들의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성과 안정성을 제고하면서도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하여 국민연금이 더욱 신뢰받을 수 있도록 위원님들의 고견을 바란다”고 말했다.
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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