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39도·인도는 48도…지구촌 덮친 '살인 폭염'

폭염 속에 영국에선 지난 24일부터 각지의 바다, 강, 호수 등지에서 총 9건의 익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 9명 중 7명은 10대 청소년 또는 어린이였다. 이에 영국 왕립인명구조협회(RLSS)는 "기온이 25도가 되면 우발적인 익사 위험이 5배 증가하며, 10대와 청년이 목숨을 잃을 확률이 더 높다"면서 이날 수상 안전에 대한 경보를 발령했다.
프랑스도 25일 남서부 랑드에서 37.1도, 26일 서부 라로슈쉬르용에서 35.8도까지 오르는 등 5월 폭염 기록을 세웠다. 프랑스 서부 8개 광역 자치권엔 폭염 주황색 경보가 발령됐다. 프랑스 기상청은 "앞으로 며칠간 기온이 최고 39도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프랑스의 모드 브레종 정부 대변인은 "최근 며칠간 폭염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사망자가 7명 발생했다"며 "이 중 익사 사고는 5건, 스포츠 경기 중 폭염으로 인한 사망도 있었다"고 전날 밝혔다.
최근 유럽의 폭염은 북아프리카에서 북상한 뜨거운 공기가 서유럽 상공의 고기압 시스템에 갇힌 열돔 현상에 따른 것이다. 이와 관련, 사이먼 스틸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최근 유럽 폭염은 인간과 경제 모두에 커지는 기후 위기의 영향을 잔인하게 일깨워준다"며 "전 세계가 석탄, 석유, 가스를 태우고 숲을 파괴하는 행위에 중독된 것이 주범"이라고 경고했다.
폭염 때 낮 최고 기온이 50도 안팎까지 치솟는 인도에서는 최근 열사병으로 37명이 숨졌다. 인도 전역에서는 지난달부터 폭염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은 낮 최고기온이 48도를 넘어섰다. 전력 수요는 지난주 270GW(기가와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 사태도 발생했다. 라자스탄주에서는 물 부족으로 가축이 폐사했으며, 주민들이 새벽부터 우물 앞에 줄을 서는 모습도 나타났다.
방글라데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말부터 기온이 37도까지 치솟았다. 특히 방글라데시는 세계 2위 의류 제조국이지만 중동전으로 인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냉방장치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공장 노동자들이 고통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의류업계에서 일하는 자항기르 알람은 "많은 중소 의류 제조업체들이 정전 때 발전기 가동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종종 선풍기나 기타 냉방 설비 사용을 최소화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노동자 권리 보호 단체인 방글라데시 노동자 연대 센터의 칼포나 악터 사무총장은 "견디기 힘든 무더위 속에서 많은 노동자가 경련이나 실신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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