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조업 ,피지컬AI로 美中에 맞불… 30여개사 연합 전선 구축

이혜선 2026. 5. 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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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데이터 무기로 LLM 열세 만회
공급망 전 단계 아우르는 단일 모델 개발
일본의 자동차 부품 공장. AP=연합뉴스


인공지능(AI) 대형언어모델(LLM) 경쟁에서 미국과 중국에 밀린 일본이 제조업 현장 데이터를 무기로 피지컬 AI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정밀 제조와 자동차 산업 등에서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업용 AI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은 피지컬 AI 세계 1위를 목표로 설정한 상태라 일본의 이 같은 행보에 각별한 관심이 쏠린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NEC, 혼다, 소니그룹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이 추진 중인 '니혼AI기반모델' 개발 프로젝트에 후지쓰와 아사히카세이 등 주요 제조업체 30여개 사가 출자하기로 했다. 이들 기업은 향후 개발된 AI를 실제 산업 현장에 활용할 방침이다.

첨단 AI 모델 개발을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일본은 정밀 공업, 자동차 산업 등 제조업 분야의 현장 데이터를 앞세워 피지컬 AI 시대의 주도권을 노리고 있다. LLM이 언어 등 추상적인 결과물을 도출하는 데 반해 피지컬 AI는 물리적 환경에서 수집한 세밀한 데이터를 학습해야 구동된다. AI 업계는 이 분야에서 일본만큼 세밀한 제조업 데이터를 방대하게 확보한 나라는 없다고 보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주축이 된 이 사업은 소재, 공작 기계, 물류, 전기, 운송 등 공급망 각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단일 피지컬AI 모델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닛케이는 이 AI 모델이 개발되면 AI가 담당할 수 있는 작업 범위가 넓어져 전체 공정을 위한 최적의 판단을 내리기 쉬워진다고 전했다. 미국 빅테크의 공세에 일본 기업들이 개별 대응하는 대신 제조업 연합이 공동 전선을 편 것이라고 신문은 해석했다.

해당 모델은 내년 매개변수(파라미터) 1조개 규모로 시작해 2029년에는 화상·음성·이종(멀티모달)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 목표다. 2030년 초반에는 무게와 온도, 위치, 거리 등 현실 세계 정보까지 통합 처리하는 수준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연산 인프라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오사카부 사카이시 샤프 옛 공장 터에 들어설 일본 최대급 데이터센터가 될 것이 유력하다.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 약 10만개를 투입할 예정이다. 투자 규모는 1조엔(약 9조4000억원)이며, 중장기적으로 100개 가까운 일본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행보에서 글로벌 AI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곳은 후지쓰다. 후지쓰는 지난 27일 앤스로픽, 오픈AI와 각각 제휴를 맺고 금융, 에너지, 철도 등 주요 인프라 시스템 구축에 두 회사의 AI를 쓰기로 했다. 후지쓰는 팔란티어의 일본 내 유일한 글로벌 파트너사이기도 하다. 유럽 공공 시장에서도 대형 AI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한 이력이 있다.

이혜선 기자 hsle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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