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경쟁력, ‘로봇지능’이 핵심”… 로봇파운데이션·양질 데이터 등 관건

이준기 2026. 5. 28.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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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창립 50주년 ‘피지컬 AI로 가는 길 ’주제 포럼서 제기
유원필 ETRI 소장, 메타 RFM·소버린 로봇데이터 등 필요성 주장
인간 지능 수준 RFM, 범용 로봇 운영체제 확보해야 지적
박세웅 ETRI 원장이 28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기념포럼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ETRI 제공.


"인공지능(AI) 로봇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분산된 국내 로봇지능 역량을 결집하고, 로봇지능 개발을 위한 전주기 프로세스를 내재화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

28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창립 50주년 포럼에서 유원필 ETRI 인공지능창의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로봇지능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이같이 주장했다.

'AI의 최종병기, 피지컬 AI로 가는 길'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 중심으로 격화되고 있는 피지컬 AI 기술 경쟁에서 AI로봇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과 ETRI의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피지컬 AI는 연산과 추론을 담당하는 AI를 로봇과 자율주행, 디지털 제조 등 실제 물리 환경과 결합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차세대 AI 기술이다. 최근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을 중심으로 로봇지능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 소장은 "미래 로봇산업의 핵심 가치는 하드웨어를 넘어 '로봇지능'으로 이동하며 피지컬 AI 시대의 새로운 기술 격전지로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숫자가 이를 보여준다.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에 따르면 RFM 관련 논문은 지난 2022년 48건에서 지난해 8월 561건으로 약 12배 증가했다. 개방형 로봇 AI 모델 수도 2023년 14개에서 지난해 376건으로 27배 큰 폭으로 늘었다.

그는 "로봇지능은 로봇이 세상을 인식·판단·계획하고,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지능의 핵심"이라며 "휴머노이드뿐 아니라 사족보행 로봇, 협동로봇, 자율주행 차량, 물류 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지능형 시스템에 공통적으로 탑재할 수 있는 범용지능 계층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28일 서울 엘타워에서 열린 'AI의 최종병기, 피지컬 AI로 가는 길' 주제의 창립 50주년 포럼에서 박세웅(왼쪽 여섯번째) ETRI 원장이 주요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TRI 제공.


이런 추세에 맞춰 ETRI는 AI로봇 분야 중점 추진 분야로 '로봇지능'을 선정하고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로봇지능 기술과 기업, 생태계는 선도국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다. 로봇지능의 핵심기술인 RFM 개발 기업이 부족하고, 기술 역량도 선도국 대비 5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생태계 역시 로봇지능 분야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유 소장은 "'개별 대응'에서 '결집 대응' 구조로 전환해 분산된 국내 로봇지능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면서 "로봇지능 개발 전주기 프로세스를 내재화하기 위한 데이터 중심의 생태계 혁신 전환도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로봇지능 경쟁력 확보 전략으로 △메타 RFM 기반 유연 로봇지능 확보 △공생협력형 생태계 구축 △소버린 로봇 데이터 구축 및 활용 등을 제시했다.

유 소장은 "각 영역에서 뛰어난 전문 지능을 하나의 두뇌로 연결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의 새로운 아키텍처 개발을 위한 메타 RFM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계층별·분야별로 흩어진 주체들의 지식과 역량 결집을 위한 협력형 로봇지능 혁신 생태계 조성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AI 로봇 지능 수준을 레벨 1부터 5까지 표현하는 지능체계 표준화 방안도 제안했다. 그는 "표준화 방안은 AI 로봇 성능과 안전성에 대한 객관적 기준으로 활용되고, 산업 현장의 신뢰성과 활용성을 높여 AI 로봇 산업 생태계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승환 LG AI연구원 그룹장(상무)은 '피지컬 AI 시대, 산업현장과 우리의 방향' 주제발표에서 "제조 현장에서 데이터가 넘쳐나고 있지만, AI는 여전히 도구로서의 활용만으로 제한되고 있다"며 "산업 현장에 피지컬 AI를 적용하기 어려운 것은 이미 많은 공정들이 자동화돼 있고, 소수의 비정형 공정에만 자동화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그룹장은 이어 "사람 중심으로 설계된 산업 현장 환경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사람 수준의 지능을 가진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박종우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피지컬 AI가 이끄는 산업 대전환' 주제발표를 통해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위해선 많은 데이터가 아니라 작업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이를 기반으로 모든 로봇에 활용할 수 있는 범용 로봇 운영체제(OS)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세웅 ETRI 원장은 "산학연관과 함께 AI로봇 시장 선점과 글로벌 AI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R&D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준기 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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