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잠수함 수주엔 원팀, K핵잠 수주엔 경쟁…HD현대중공업·한화오션 ‘따로 또 같이’

손우성 기자 2026. 5. 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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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 ‘팀 코리아’ 결성
HD현대중, 캐나다 데이비조선소와 협력 강화
한화오션은 잠수함 설계 주도…정부는 외교전
정부 핵추진잠수함 개발 계획에선 경쟁자로
캐나다 빅토리아 에스퀴몰트 해군기지 부두에 25일(현지시간) 국산 잠수함으로는 처음으로 태평양을 횡단한 도산안창호함이 정박해 있다. 연합뉴스

국내 특수선박 제작 업계의 양강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협력과 경쟁으로 잠수함 시장에 활기를 넣고 있다. 두 회사는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에선 원팀으로, 정부의 핵추진잠수함(핵잠) 개발 계획에선 라이벌로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26일(현지시간) 캐나다 데이비조선소 오타와 사무소와 조선·함정 사업 전반에 걸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28일 밝혔다. 데이비조선소는 캐나다 최대 규모 조선소로 쇄빙선 등 다양한 건조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세계 1위 조선사로서 독보적인 선박 분야 기술력과 K잠수함의 우수성을 소개했다”며 데이비조선소와의 이번 논의가 CPSP 수주전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CPSP는 캐나다 정부가 2030년 퇴역을 앞둔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할 3000t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총 6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한국에선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팀 코리아’를 구성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수주 경쟁 중이다. 캐나다 정부는 다음 달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설계와 건조는 한화오션이 주도하고 있고 HD현대중공업은 전체 수주 물량의 3분의 1을 담당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전날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5월 초에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을 만났다”며 “졸리 장관이 공정성 이슈를 의식해 원래 만나면 안 되는데 만났다면서 ‘만나는 것 자체가 메시지’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어 “우리가 제안한 장보고함은 설계 단계인 경쟁국(독일)과 달리 실체가 있다”며 “현대차 수소차와 한화 방산차 등 파격적인 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시해 현지 부품사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캐나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캐나다 정부가) 오랜 친구인 유럽을 두고 전략적인 판단을 할 수 있어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출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에서 열린 제1회 미래국방전략위원회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핵추진잠수함 개발 기본계획 보고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정부의 핵잠 건조 사업을 놓고는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게 됐다. 정부는 지난 26일 ‘장보고 N사업’이라고 명명한 핵잠 건조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대 후반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한다. 업계에선 사업 규모가 20조원을 넘길 것이라고 본다.

HD현대중공업은 소형모듈원전(SMR)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을, 한화오션은 장보고-Ⅲ 잠수함 건조 경험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핵잠 개발을 위해선 국내 방산 업계의 모든 기술과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며 “HD현대는 핵심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핵잠 관련 정부의 기본 계획이 발표된 만큼 정부의 후속 지침과 절차에 따라 필요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건조 사업 수주전에서도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KDDX 사업은 2030년까지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7조8000억원에 달한다.

HD현대중공업은 전날 KDDX 상세 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참여를 위한 입찰 참가 등록을 마무리했다. 지난 14일 1차 입찰 때 등록하지 않아 한화오션 단독 응찰로 유찰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방위사업청을 상대로 ‘보안 감점 연장 적용 금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HD현대중공업에선 2013년 일부 직원이 KDDX 개념설계도 등 해군 기밀 자료를 불법 취득한 뒤 회사 내부망에 공유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방사청은 HD현대중공업 보안 감점 조치를 올해 12월까지 1년 연장했다. 업계에선 보안 감점 적용 여부가 KDDX 사업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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