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호텔 1박 평균 60만원 시대… 임금 인상발 美 숙박비 상승 도미노

유진우 기자 2026. 5. 2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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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파업 겹친 美 호텔업계
8년간 임금 50% 인상 합의
뉴욕 호텔비 15% 상승 압력
美 전역 숙박비 인상 조짐

뉴욕 맨해튼에서 호텔 1박 평균 숙박비가 60만원을 넘길 전망이다. 북중미 월드컵과 여름 휴가 성수기를 앞두고 미국 호텔업계에 숙박비 인상 파도가 번지고 있다. 미국 대도시 여행이 갈수록 소수 고소득층을 위한 사치재로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온다.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전경. /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각) 뉴욕 호텔 소유주들이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막을 보름 앞두고, 대규모 파업을 피하기 위해 호텔노조와 8년간 임금 약 50% 인상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번 합의로 뉴욕 노조 호텔에서 정규 풀타임으로 일하는 하우스키퍼는 2032년이면 연봉 10만달러(약 1억5000만원) 이상을 받는다. 미국 노동통계국이 집계한 미국 전체 청소 노동자 평균 연봉 3만4650달러(약 5200만원)의 세 배에 가까운 액수다. 뉴욕시 호텔협회는 이번 계약으로 호텔 운영비가 연 15%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 호텔업계 사상 가장 비싼 노조 계약이다.

뉴욕 호텔노조(Hotel and Gaming Trades Council)는 미국 숙박업계에서 교섭력이 가장 강한 조직으로 꼽힌다. 호텔업은 제조업과 달리 객실 청소와 프런트, 식음료, 시설관리를 현장 인력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특히 임대료와 세금, 보험료가 높은 뉴욕에서는 인건비 인상분이 객실료로 전가되는 속도가 빠르다.

뉴욕 호텔비는 이미 미국에서 가장 비싸다. 상업용 부동산 분석 기업 코스타에 따르면 2025년 뉴욕 평균 객실료는 333.71달러(약 50만원)로 미국 주요 25개 호텔시장 가운데 1위였다. 미국 전체 호텔 평균 객실료 160.54달러(약 24만원) 두 배를 웃돈다. 객실점유율 역시 84.1%로 미국 1위였다. 소비자가 실제 결제해야 하는 방값은 공식적으로 집계된 평균 객실료보다 훨씬 비싸다. 평균 객실료를 기본으로 뉴욕시 호텔점유세 5.875%와 객실당 하루 2달러 고정세, 뉴욕주 1.50달러 유닛 피, 판매세가 차곡차곡 붙는다. 평균 객실 하나 1박 실제 결제가는 약 387달러(약 58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호텔 측이 이번 계약에 따른 인건비 증가분을 객실료에 15% 반영하면 세금 포함 체감가는 약 444달러(약 67만원)로 뛴다. 4박 가족 여행이라면 숙박비로만 약 230달러(약 35만원)를 더 부담해야 한다.

코넬대 혁신호스피탈리티노동고용관계센터 데이비드 셔윈 소장은 WSJ에 “비용이 오를 때 이익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은 요금을 계속 올리는 것”이라며 “문제는 요금 인상을 감당할 수요가 얼마나 있느냐”라고 했다. 럭셔리 호텔은 고소득층 수요 덕에 가격 저항이 작지만, 뉴욕 내 중저가 호텔은 가격 전가 압박을 크게 받을 것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뉴욕·뉴저지 지역은 이번 월드컵 결승전을 포함한 8경기 개최지다. 코스타 자료를 보면 월드컵이 시작하는 다음달 뉴욕시 호텔 객실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2%포인트 낮은 수준에 그쳤다.

뉴욕에서 시작된 호텔업계 임금 인상 파도가 미국 전역으로 옮겨붙을 전망이다. 생활비가 비싸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미국 대도시일수록 뉴욕과 같은 조건을 요구하는 호텔노조들이 잇따라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2028년 올림픽 개최지인 로스앤젤레스 시의회는 이미 호텔·공항 노동자 최저임금을 2028년까지 시간당 30달러로 단계적으로 올리는 ‘올림픽 임금’ 조례를 통과시켰다. 필라델피아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일부 도심 호텔 노동자 임금을 시간당 19달러에서 30달러로 단숨에 올렸다. 호텔 산업 매체 호텔 다이브는 “뉴욕 계약은 LA·시카고·보스턴·하와이 같은 노조 도시에서 호텔 노동자들이 협상에 들고 갈 새 기준선이 됐다”고 평가했다.

소비자 체감 부담은 이미 한계점에 닿았다. 회계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2026년 여름 여행 조사에서 유료 숙박을 동반한 휴가를 계획한 미국인은 45%로 최근 6년 만에 최저치였다. 비여행자 가운데 32%는 ‘여행이 너무 비싸다’, 35%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여행객 1인당 평균 예상 지출액은 4069달러(약 610만원)로 전년보다 17% 뛰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인스티튜트는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미국 저소득층 약 40%는 올여름 국내 여행 계획조차 없고, 이들이 쓰는 항공·숙박·관광 카드 지출 역시 1년 전보다 줄었다”고 했다.

비싼 호텔비가 여행 수요를 짓누르면 그 충격은 도시 식당이나 관광지 주변에서 멈추지 않는다. 피츠패트릭호텔그룹 소유주 존 피츠패트릭은 WSJ에 “월드컵 기간 항공권과 객실을 묶은 패키지를 기획하려 했으나 경기 티켓 값이 너무 비싸 포기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TD 이코노믹스는 이달 보고서에서 “여행 감소 파급효과는 광범위하다. 호텔·항공·소매·교육 부문 일자리를 위협하고, 호텔과 지방정부 세수를 함께 끌어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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