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적절한 시기 금리 인상"… 연내 두 차례 인상 무게
하반기부터 긴축 사이클 신호도 내비쳐
점도표 21개 중 12개가 연 3% 이상 제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통화완화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식화한 것이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해 5월 이후 여덟 차례 연속 동결이다. 신 총재가 주재한 첫 금통위 역시 시장 예상대로 동결을 선택했다. 중동전쟁 여파로 물가 상승 압력과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확대됐지만, 조기 종전 가능성 등을 감안해 우선 금리를 유지한 채 향후 흐름을 지켜보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한은은 추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 '금리 인상'을 언급하면서 본격적인 긴축 사이클의 신호탄을 쐈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금통위원 5명이 동결 의견을 냈고, 장용성 위원과 유상대 위원(한은 부총재)은 기준금리를 연 2.75%로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제시했다. 지난달 만장일치 동결에서 이번에는 '5대 2 매파(긴축 선호) 동결'로 전환된 것이다.
6개월 후 기준금리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는 인하 의견이 모두 사라졌다. 점도표는 신현송 한은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이 6개월 후 적정 금리 수준에 대한 전망을 나타낸 것으로, 위원 1명당 점 3개를 찍을 수 있다.
이번 점도표에는 10개가 기준금리 두 차례 인상을 의미하는 연 3.0%에 집중됐다. 연 2.75%(한 차례 인상)가 7개였고, 연 3.25%와 현 수준인 연 2.5%는 각각 2개씩이었다. 과반인 12개가 3.0% 이상을 제시한 반면, 인하는 단 한 개도 없어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2월 첫 점도표 발표 때 21개 점 가운데 16개가 동결, 4개가 인하, 1개가 인상이었던 것과 확연히 대비된다.
신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정책을 수행할 때 가장 힘든 건 상충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할 때인데, 이번은 예외다"며 "기준금리를 올려 여러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견조해진 만큼, 통화정책의 무게 중심을 물가 안정 쪽으로 옮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소수의견을 낸 장용성·유상대 위원이 각각 한은 총재 추천 위원과 한은 부총재라는 점에서, 한은 내부의 긴축 의지가 예상보다 강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 총재 역시 연내 두 차례 인상 전망에 점을 찍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미국·이란 리스크 고조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증시와 원화 가치가 동반 약세를 보이는 등 금융시장이 즉각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코스피는 장중 4% 넘게 급락한 뒤 낙폭을 줄이며 전날보다 0.53% 내린 8,185.29에 마감했고, 코스닥은 2.54% 하락한 1,104.36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10원 선까지 올랐지만, 당국 개입 경계감에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1,502.8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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