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6월 도입도 불투명...개인정보위 권고 변수

이인애 기자 2026. 5. 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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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위 "민감성 고려한 개인정보 보호 관점의 제도 설계 필요"
"민감정보 제공 거부권도 보장해야...대체 인증수단 마련"
한 휴대폰 대리점에서 안면인증을 하고 있는 모습.

휴대폰 개통 안면인증 의무화에 제동이 걸렸다. 제도가 개인정보 보호 관점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개인정보 주무부처의 판단에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고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에 권고를 의결했다고 28일 밝혔다.

■개인정보위 "안면인증 제도, 개인정보 보호 관점에서 더 검토해야"

현재 과기정통부는 정부 합동 '보이스피싱 근절 종합대책'(범정부 보이스피싱 대응 TF)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안면인증 제도'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휴대전화 개통 시 제시된 신분증의 사진과 신분증 소지자의 실제 얼굴을 실시간으로 대조하는 것이다.

안면 정보는 일반 개인정보보다 엄격히 관리해야 하는 생체 인식 정보다. 이를 휴대폰 개통 시 이동통신사가 본인확인 수단으로 활용하게 되는 건데, 제도를 추진하는 과기정통부가 개인정보 보호 관점에서 충분한 검토를 하지 않았다는 게 개인정보위 측 판단이다.

개인정보위는 안면 정보와 같은 생체 인식 정보는 정보 주체의 동의 또는 법령상 근거가 있는 경우에만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휴대폰 개통 시 안면인증을 위해 민감정보 수집·이용에 대한 별도 도의를 받고 있긴 하지만 정보 주체는 실질적으로 거부를 할 수 없는, 선택권이 없는 상황이다.

또 정보통신사업법 등 관련 법령상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정보를 본인 인증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허용 여부도 분명하지 않는 상황이라는 게 개인정보위 측 지적이다. 또 안면특징점을 추출, 대조해 동일인 여부를 판별하는 수탁사 안면인증시스템에서 처리되는 정보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보호 중심 관점에서 안면인증 제도를 설계할 것을 권고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민감정보 처리 시 민감정보를 활용하지 않는 대체 인증수단을 마련해 정보주체의 실질적 선택권을 보장하거나, 민감정보 처리 근거를 관련 법령에 마련해 민감정보 처리 근거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현재 상태로는 안면인증 의무화 제도가 정식으로 시행되면 휴대전화 개통을 원하는 국민들은 안면정보 제공을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안면인증 제도를 시범 운영 중인 현재도 일선 유통점에서는 이용자들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통점 "아차피 인식도 잘 안돼...대체 수단 필요"

서울 시내 한 휴대폰 대리점 관계자는 "안면인증 시범운영 기간이라 초반에는 잘 지켜보려고 했는데 오래된 신분증이거나 하면 인식이 잘 안된다"며 "안면정보를 수집해 이상한데 쓴는 거 아니냐는 불만도 많이 나와서 사실 지금은 안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일부 유통점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동통신유통협회 등 업계는 현장 혼란 방지를 위한 보완과 디지털 취약계층 및 안면인식에 거부감을 가진 이용자를 위한 대체 수단 마련 등을 요구해온 바 있다.

이처럼 실제로는 안면인증 시스템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과기정통부는 현재 일부 유통점을 통해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 휴대전화 개통 시 안면인증 단계를 필수로 추가해달라는 것이다. 테스트 매장에서도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지 않아 불만이 많은 상황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안면인증 의무화 제도는 당초 3월 정식 도입 예정이었으나 업계 반발에 과기정통부는 6월 30일까지 시범운영 기간을 연장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개인정보위도 제도 허점을 지적하고 나선 상황에서 내달 정식 도입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인정보위는 "개선권고 사항에 대한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안전한 개인정보 처리 환경에서 범정부 보이스피싱 예방 대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인애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