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생 삼전·하닉 부부가 16억 집 사러 왔더라”…큰손 된 젊은 대기업 직원들
성과급 기대감에 동탄 매수세 확산
분당·판교 갈아타기 수요도 본격화
집값 상승세 강동까지 번질 가능성도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단체협약이 최종 타결되면서 최대 5억 원 규모의 사내 주택대출 제도가 확정됐다. 연 1.5% 금리의 대출 혜택에 성과급 기대감까지 맞물리면서 자금력을 갖춘 젊은 대기업 직원들이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 부동산 시장의 새 매수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임단협 통과로 삼성전자 무주택 직원들은 주택구입 자금 최대 5억 원, 전세자금 최대 3억 원을 연 1.5% 금리로 빌릴 수 있게 된다. 상환 기간은 10년이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 부담이 크게 낮은 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직접 영향도 덜 받는 구조여서 직원들의 주택 구매력이 확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내년 초 지급될 것으로 예상되는 수억 원 규모의 성과급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이미 집값에 반영되고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업장과 가깝거나 통근 셔틀 노선이 지나는 화성 동탄, 용인 수지 일대에 젊은 고소득층 매수 문의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동탄역 인근 한 공인중개업소 실장은 “시세 16억원짜리 전용 84㎡ 아파트를 사겠다고 찾아온 신혼부부가 있었다. 남편은 1998년생 삼성전자 직원이고 아내는 1999년생 SK하이닉스 직원이었다”며 “대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현금 동원력이 좋은 젊은 대기업 직원들이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한 중개사무소 대표는 “자기자본 3억~4억 원에 부모 증여금, 회사 주택대출을 최대한 활용해 먼저 계약하고 부족한 자금은 내년 초 풀릴 성과급으로 메우겠다는 계산”이라며 “오피스텔이나 월세에 살던 직원들까지 대거 매수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과 일자리 수요 확대 기대감도 매수세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사내대출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산업 호재가 겹치면서 경기 남부 핵심 주거지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른 중개사무소 대표는 “삼성의 사내 대부와 성과급뿐만 아니라 반도체 클러스터, 하이닉스 등 일자리 수요 계획까지 겹치며 매수 문의가 꾸준하다”며 “일대의 대장 단지인 롯데캐슬은 아예 매물이 없고, 다른 시범단지들도 작년에 비해 2억~3억 원씩 호가가 다 올랐다”고 전했다.

실제 가격 지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셋째 주 기준 용인 수지구 아파트값은 0.38%, 수원 영통구는 0.35%, 화성 동탄권은 0.49%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주간 상승률 0.35%를 웃도는 수준이다.
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화성시 내에서도 거래가 활발한 동탄신도시는 올해 1분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228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76건과 비교하면 112% 증가한 수치다.
신고가 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 전용 84㎡는 지난 7일 20억8000만 원에 거래되며 한 달 만에 다시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단지 전용 102㎡도 이달 9일 22억4000만 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동탄은 지난해 10·15 부동산 대책 당시 규제지역에서 제외돼 실거주 의무가 없고 갭투자도 가능한 지역이다. 여기에 2028년 GTX-A 삼성역 개통 기대감까지 겹치면서 실수요자뿐 아니라 자산가들의 투자처로도 주목받고 있다.
젊은 고소득 매수층이 유입되며 집값이 단기간 오른 가운데 기존 집주인들이 시세 차익을 바탕으로 분당·판교·서울 등 상급지로 갈아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현재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일반인들은 자금 조달이 무척 어려운 상황이지만, 삼성전자의 5억원 규모 사내 대출과 수억원대 성과급은 이들에게 집을 사는 데 엄청난 동력이 될 것”이라며 “동탄, 용인, 판교 등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 지역은 물론이고, 서울 내에서도 강남 접근성이 좋고 개발 호재가 있는 강동구 같은 지역들까지 연쇄적으로 가격 상승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수연 AX콘텐츠랩 기자 newsuye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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