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선택 아닌 필수”…회계법인 실무 자동화 경쟁 본격화

박지영 2026. 5. 28. 14:12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4대 회계법인 AI 전환 박차
내부 DB 기반 할루시네이션 최소화
“IT 기업과 경쟁” 비즈니스 기회 창출도
삼일회계법인 외관 표지석 [제공=삼일PwC]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삼일PwC의 생성형AI 어카운팅 인사이트(Accounting Insights)에 “부동산을 공정가치로 측정해왔는데 시장 거래가 줄어서 정보를 얻을 수가 없네. 원가로 측정해도 될까?”라는 질문을 입력했다. 몇 초 뒤 AI는 “K-IFRS 제1040호 ‘투자부동산’에 따라 ‘계속해서 공정가치로 측정’해야 합니다”라는 답변과 함께 근거를 제시했다.

#. 삼정KPMG의 ‘딜마인드’는 M&A(인수·합병) 재무자문 AI다. ‘화장품 기업 매각’을 검색하자 곧바로 ‘인베스트먼트 하이라이트먼트’가 뜬다. 삼정KPMG M&A센터에 축적된 타겟 리스트 데이터를 분류·분석한 결과물로 주요 매물 규모, 산업 특성 등 핵심 정보가 담겼다. 딜마인드에 탑재된 오픈AI 기반 챗봇을 통해 해당 매물의 재무제표 분석, 최신 뉴스 기사, 시장 동향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회계업계가 인공지능(AI)를 핵심 실무에 내장하며 ‘AX(AI Transformation)’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서 요약이나 번역을 넘어 감사, 세무, 회계, M&A 자문 등 전문 영역별 AI 에이전트를 자체 개발하고 내부에서 검증된 설루션을 기업에 제공하며 새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하는 흐름이다.

▶AI DNA 심는 회계법인=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회계법인은 업무 전 영역에 AI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각 법인이 보유한 회계 기준, 세무 지식, 감사 방법론, 거래 데이터, 내부 검토 논리 등을 결합해 범용 AI에 만연한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환각)을 줄여 정확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민감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보안 강도도 높였다.

자료 수집, 증빙 대사, 전표 검토, 번역, 공시 문서 다운로드, 보고서 초안 작성 등 단순 반복 작업은 AI가 도맡은지 오래다. 회계법인의 전문 인력이 최종 판단을 효율적으로 내릴 수 있도록 판단 근거와 후보군을 정리하는 방식이다.

삼일PwC는 AX 전환에 ‘진심’이라는 업계 평가를 받는다. 감사, 회계, 세무, 내부통제, 리스회계 등 전문 업무별로 자체 개발한 AI 설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회계 업무에 사용되는 어카운팅 인사이트(Accounting Insights)가 있다. K-IFRS, 일반기업회계기준, 회계정책 문서, 과거 검토 논리, 관련 사례를 함께 찾는다. 감사 영역에서는 자체 개발한 회계감사 보조 AI 플랫폼 사라(SARA)를 활용한다.

삼정KPMG 또한 전 서비스 영역에서 AI를 사용한다. AI 기반 감사 플랫폼 KPMG 클라라(Clara)는 기존 표본 감사에서 벗어나 전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동한다. 대규모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식별하고 금융상품분석, 업종별 특화 분석도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AI 기반 M&A 플랫폼 딜마인드(Deal Mind)는 흩어진 인수·매각 자문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고객 니즈에 맞는 기업을 실시간 매칭하는 것이 강점이다. 삼정KPMG는 AI 솔루션을 재무자문 업무에 적용해 연간 4만 시간 이상의 업무 시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딜로이트안진은 빅테크의 범용 AI 솔루션과 내부 업무 특화 AI를 병행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구글 엔터프라이즈 AI를 도입했다. 이와 별개로 업무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AI 에이전트를 개발해 사용 중이다. 또 여러 AI 기능을 하나의 창구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자체 AI포털도 운영 중이다.

EY한영은 4대 회계·컨설팅 그룹인 EY 글로벌(Ernst & Young Global)의 인프라를 활용한다. 글로벌 감사 플랫폼 EY캔버스(EY Canvas)에 엔터프라이즈급 AI 에이전트를 도입했다. EY캔버스는 전세계 150개국 감사 전문가가 연간 1조4000억건이 넘는 회계 데이터를 처리하는 플랫폼이다. M&A 재무자문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해 AI 기반 실사 보고서 및 티저·IM 작성 툴도 개발 중이다.

▶효율화 넘어 비즈니스 기회로=회계업계는 AI가 내부 생산성 향상을 넘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부 검증을 거친 AI 설루션을 고도화한 뒤 기업 고객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기업의 실제 업무 흐름을 이해한 상태에서 AI 적용 대상을 설계한다는 점을 IT기업과의 차별화 지점으로 내세운다.

삼일PwC는 AI 기반 업무 운영모델 재설계를 핵심 비즈니스로 삼는다. ▷AX 진단 및 로드맵 수립 ▷기업용 AI 인프라 구축 ▷회계·세무·내부통제 등 특화 AI 설루션 제공 ▷ERP·경영관리 플랫폼 및 파트너십 기반 구축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정KPMG는 2023년 일찌감치 AI센터를 출범시켜 기업 고객이 AX를 지원한다. AI 엔지니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플랫폼 개발 인력 등이 함께 참여한다. 자체 개발 AI 에이전트 카이젠(Kaigen), 정보보호 공시 자동화 플랫폼, 재무보고 자동화 설루션 등이 실제 고객사 업무에 활용되고 있다.

딜로이트안진과 EY한영은 글로벌 차원의 투자를 바탕으로 시장에 안착 중이다. 딜로이트 글로벌은 2030년까지 생성형 AI에 30억 달러(한화 약 4조원) 규모를 투입할 예정이다. 기업 데이터를 AI가 즉시 분석·학습·추론할 수 있도록 하는 AI 레디 데이터 구현 서비스, 합성 데이터 기반 AI 패널 설문 조사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Y한영은 EY 글로벌 네트워크의 AI 자산을 국내 기업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내부 회계관리제도 평가를 자동화한 EY-AI노바(Nova)를 제공하고 있다. EY한영의 컨설팅 조직은 EY컨설팅은 2020년부터 전문 AI 컨설팅 조직을 출범해 운영 중이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