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규제 보복?… 中, 남중국해 네덜란드 군함 퇴거

박세희 특파원 2026. 5. 28.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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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네덜란드 군함에 전자간섭
“영토 주권 심각하게 침해” 주장
네덜란드, 中기업 경영권 개입
ASML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무역 갈등에 군사적 긴장 겹쳐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중국군이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군도·西沙群島) 인근에서 네덜란드 군함을 전자 간섭 등의 방식으로 퇴거 조치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회사 넥스페리아 경영권 문제와 반도체 장비회사 ASML 노광장비 수출 제한을 둘러싸고 중국과 네덜란드 간 무역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까지 겹친 모양새다.

자이스천(翟士臣) 중국인민해방군 남부전구 대변인은 27일 남부전구 SNS를 통해 “27일 네덜란드 해군 호위함 더라위터르(HNLMS De Ruyter)가 불법으로 중국 시사군도에 침범했고, 함재 헬기가 여러 차례 이륙해 우리나라(중국) 영공에 침입했다”면서 “남부전구는 해군·공군 병력을 조직해 법규에 따라 언어적 경고와 경고성 전자 간섭(electronic interference)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 퇴거했다”고 발표했다.

자이 대변인은 이어 “네덜란드의 행위는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상 및 공중 안전을 심각하게 침범한 것이자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라셀 군도는 중국 하이난(海南)에서 약 300㎞ 떨어진 해역에 위치한 분쟁 지역으로, 중국은 ‘시사군도’, 베트남은 ‘호앙사 군도’라고 부른다. 앞서 네덜란드 국방부는 더라위터르함이 4월부터 약 5개월 동안 인도·태평양 순항 임무를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역내 국가들과의 협력 강화를 목표로 한 작전이다. 이에 따라 더라위터르함은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 기항해 필리핀 해군과 통신 및 기동 훈련 등 연합훈련을 실시했고, 이후 하와이로 이동해 오는 6월 24일부터 7월 31일까지 열리는 다국적 해상훈련 림팩(RIMPAC)에 참가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네덜란드 군함이 중국 인근 해역에서 중국군과 마찰을 빚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4년 6월에는 네덜란드 호위함 ‘트롬프(Tromp)’가 동중국해에서 활동하던 중 중국군 동부전구가 전투기를 출격시켜 해당 군함의 함재 헬기를 퇴거 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충돌은 넥스페리아 경영권 문제와 ASML의 반도체 노광장비 수출 규제를 둘러싸고 중국과 네덜란드 간 갈등이 심화하는 가운데 발생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국가안보와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넥스페리아 경영권에 개입한 이후 갈등이 고조되다 최근에는 넥스페리아의 모기업인 원타이 테크놀로지(聞泰科技)가 넥스페리아를 상대로 중국 법원에 최소 80억 위안(약 1조70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원타이 테크놀로지는 현재 넥스페리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또 네덜란드 정부는 2023년부터 미국 압력으로 3㎚ 이하 첨단 공정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장비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 ASML은 중국에 EUV 장비를 단 한 대도 판매한 적이 없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요르드 스요르즈마 네덜란드 대외무역·개발협력장관이 오는 7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이전에 중국 내 인권 침해 관련 발언을 해 중국 제재 대상에 오른 바 있다.

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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