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뛰어든 만큼 크게 먹자”… ‘2X·선물·옵션’ 고위험 투자 폭증
국내 ETF 총액 첫 500조 돌파
레버리지 등 ‘고위험베팅’ 쏠림
파생상품 예수금 43.8조 달해
한 달 만에 11조원 넘게 늘어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면서 증시 자금의 성격이 한층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이 사상 처음 500조 원을 돌파한 가운데, 시장 내부에서는 레버리지·인버스 등 고위험 ETF 상품 거래가 급증하는 추세다. 선물·옵션 등 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도 한 달 새 11조 원 넘게 불어났다. 증시 자금이 현물 투자에서 방향성과 변동성에 베팅하는 상품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뒤늦게 상승장에 올라탄 자금이 고위험 거래로 기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77%(62.97포인트) 내린 8165.73에 출발해 오전 11시 기준 8218.81을 나타내고 있다. 전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장 초반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코스피 활황과 함께 ETF 시장의 몸집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국내 상장 ETF 순자산총액은 501조8230억 원으로 사상 처음 50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 3월 말 360조7000억 원 수준이던 순자산총액은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141조1230억 원 불어났다. 문제는 양적 성장 속에서 고위험 상품으로의 자금 쏠림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ETF 16종의 상장 첫날 거래대금은 10조418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ETF 거래대금(45조4125억 원)의 22.9%에 해당하는 규모다. 장기 분산투자보다 반도체 대형주의 단기 방향성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거래에 자금이 몰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들 16종을 제외하더라도 레버리지·인버스·선물형 ETF 123종의 거래대금이 9조3772억 원을 기록했다.
증시 주변의 대기자금도 변동성 상품 진입을 노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24조5768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선물·옵션거래를 위한 증거금 성격인 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은 같은 날 43조8552억 원에 달했다. 이는 3월 말(26조8450억 원) 대비 두 달 사이 17조102억 원 늘어난 수치며, 4월 말과 비교해도 한 달 만에 11조6217억 원 급증한 규모다. 예수금 증가 자체가 위험한 것은 아니지만, 레버리지 효과가 큰 파생상품의 투자 여력이 그만큼 확대됐음을 시사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처럼 특정 대형주와 레버리지 상품에 거래가 집중되면 시장 변동성이 비정상적으로 커질 수 있다”며 “지수 조정 국면에서는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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