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AI로 역전 노리는 日…제조업계, 美中 빅테크에 공동전선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서 미국과 중국에 뒤처진 일본이 방대한 제조업 데이터 보유 등 강점을 바탕으로 실물 세계의 인공지능(AI) 영역인 피지컬 AI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소프트뱅크, NEC, 혼다, 소니그룹 등 일본 대표 기업들이 뭉쳐 추진 중인 '니혼AI기반모델' 개발 사업에 후지쓰, 아사히카세이 등 주요 제조업체 30여개 사가 출자하고 개발된 AI를 현장에서 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첨단 AI 모델 개발을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가운데 일본은 정밀 공업, 자동차 산업 등 자국이 경쟁력을 가지는 제조업 분야의 현장 데이터를 십분 활용, 다가오는 피지컬 AI 시대를 주도할 전략을 짜고 있다.
언어 등 추상적인 결과물을 도출하는 LLM과 달리 피지컬 AI는 물리적 환경에서 확보되는 세분화한 데이터를 수집, 학습시켜야 실제로 구동할 수 있는데, 일본만큼 세밀한 제조업 데이터를 방대하게 확보한 나라가 없다는 것이 AI 업계 평가다.
소프트뱅크가 주축이 된 니혼AI기반모델 개발에는 소재나 공작 기계, 물류, 전기, 운송 등 다양한 영역의 제조업체들이 참여, 공급망 각 단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단일 기반의 피지컬 AI 모델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의 자동차 부품 공장 [AP=연합뉴스 자료사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8/yonhap/20260528104509717oghj.jpg)
닛케이는 이 AI 모델이 개발되면 "AI가 담당할 수 있는 작업의 범위가 넓어져 전체 공정을 위한 최적의 판단을 내리기 쉬워진다"며 미국 빅테크의 첨단 AI 공세에 일본 개별 기업이 단독 대응하기보다 일본 제조업 연합이 공동 전선을 구축하고 나선 것이라고 해설했다.
해당 모델은 내년 매개변수(파라미터) 수 1조개 규모로 개발된 뒤 2029년에는 화상이나 음성 등 이종(멀티모달) 정보를, 2030년 초반에는 무게와 온도, 위치, 거리 등 현실 세계 정보도 통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모델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모델 연산을 위한 데이터센터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오사카부 사카이시 샤프 옛 공장 터에 들어설 일본 최대급 데이터센터가 유력하며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 약 10만개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관련 인프라 투자 예상 규모는 1조엔(약 9조4천억원)이며, 니혼AI기반모델 개발에 중장기적으로 100개 가까운 일본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의 피지컬 AI 분야 도약 추진을 지켜보는 글로벌 AI 업계는 특히 후지쓰를 주목하고 있다.
후지쓰는 27일 미국 AI 개발사의 양대 산맥인 앤트로픽 및 오픈AI와 각각 제휴를 맺어 금융과 에너지, 철도 등 중요한 인프라의 시스템 구축에 두 회사의 AI를 활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후지쓰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 전쟁 등의 군사 작전에 사용되며 시선을 끈 팔란티어의 일본 내 유일한 글로벌 파트너사로, 이미 유럽 공공 시장에서 굵직한 AI 시스템 구축 사업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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