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천시의원 비례대표 공보물 제작하지 않아 유권자 기만 여론 높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가정에 배송된 '책자형 선거공보물'을 두고 김천 지역 유권자들의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국민의힘이 김천시의원 비례대표 후보의 선거공보물을 제작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유권자의 당연한 권리인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김천 지역 6만 8천여 세대에 일제히 배송된 책자형 선거공보물은 선거구별 정당 및 무소속 후보들의 핵심 공약은 물론, 학력과 경력, 재산 내역, 전과 기록, 세금 체납액 등 공직 후보자로서의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필수 신상 정보가 담긴 가장 중요한 대면 홍보 자료다. 유권자들은 각 가정에서 이 공보물을 꼼꼼히 비교해가며 어느 후보가 지역 발전을 이끌 적임자인지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그러나 이번에 배송된 선거공보물 꾸러미 중 국민의힘 김천시의원 비례대표 후보의 홍보물은 찾아볼 수 없어 시민들을 황당하게 만들고 있다. 정당 투표를 통해 시의회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해야 하는 유권자들 입장에서는 후보가 누구인지, 어떤 도덕성과 정책 역량을 갖췄는지 전혀 모른 채 투표장에 가야 하는 '깜깜이 투표' 신세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본지에는 "여당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묻지마 투표를 하라는 것이냐", "국민의힘의 단순 실수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유권자 무시인지 철저히 취재해 달라"는 지역민들의 제보와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김천시의원 비례대표 추천 순위 1번인 전은애 후보와 2번인 홍정애 후보의 비전, 15대 핵심 정책 과제, 구체적인 공약은 물론 학력과 약력 등이 상세히 담긴 책자형 홍보물을 정상적으로 제작·배송 완료해 국민의힘의 행보와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현재 국민의힘 김천시의원 비례대표 추천 순위는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하지만 인터넷 뉴스나 언론 보도를 일일이 찾아보지 않는 절대다수의 고령층 및 일반 시민들은 정작 투표 대상인 후보들의 이름조차 모르는 실정이다.
시민 김모(54·대곡동) 씨는 "선거 때마다 유권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겠다며 표를 달라고 호소하던 국민의힘이 가장 기본적인 선거공보물조차 제작하지 않은 것은 김천 시민들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오만하고 기만적인 행위"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김천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이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75% 이상을 싹쓸이하며 비례대표 2석을 모두 독식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했다.
그러나 8년 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이 25% 이상의 득표율을 올리며 비례대표 1석을 당선시켰던 전례가 있다. 게다가 최근 지역 민심의 변화 등으로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과거처럼 2석을 모두 무혈입성으로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김천 정가의 공통된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접속해 별도로 확인하지 않는 한 후보의 신상을 알 수 없도록 방치해, 유권자들을 선거 소외계층으로 만들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국민의힘 경북도당 김천지역위원회 관계자는 "기초의원 비례대표 선거공보물 제작은 법적 강제 사항이 아닌 선택 사항으로, 효율성 등 장단점을 고려해 이번 선거에서는 제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모두 비례대표 공보물을 제작하지 않았던 전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민들은 "공보물 제작이 선택 사항이라 할지라도, 공당이 유권자에게 후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책무이자 예의"라며, 후보를 낸 정당이 공보물을 누락한 것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 특성상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안일함과 오만함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안희용 기자 ahy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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