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해 사건 장윤기, 약자 향한 ‘선별적 무작위’ 범죄”

이강산 기자 2026. 5. 28.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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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윤호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명예교수
“이상동기 범죄 예방 위한 통합 기구 신설 필요”

(시사저널=이강산 기자)

이윤호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명예교수가 27일 서울 서초구 인근에서 시사저널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지난 5일 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서 한 여고생이 일면식도 없는 20대 남성 장윤기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자신을 신고한 스토킹 피해자를 찾지 못하자 길거리의 무고한 여고생에게 분풀이성 흉기 난동을 부린 이번 사건은 '이상동기 범죄'(묻지마 범죄)의 공포를 다시금 일깨웠다.

이러한 이상동기 범죄가 사회적 재난으로 떠오른 가운데, 취재진은 27일 범죄학 전문가인 이윤호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명예교수를 만나 일상을 위협하는 이상동기 범죄의 근본적인 발생 원인을 짚어보고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 등을 들어봤다.

 

광주에서 발생한 장윤기 사건의 특성을 분석해본다면.

"이번 사건은 전형적인 이상동기 범죄와는 약간 결이 다르다. 2023년 발생한 조선과 최원종의 칼부림 사건 등은 다중밀집시설에서 발생한 것으로 외부에 자신의 범죄 사실을 과시하고자 하는 기저심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장윤기의 경우 인적이 드문 곳에서 밤에 범죄를 저질렀다. 또 여성을 스토킹하다 다른 여성을 살해했다는 점에서 잘못된 이성관계와 왜곡된 여성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한 범죄라는 특성도 있다. 다만 이상동기로 인한 살인범들은 대부분 자신보다 약한 여성이나 노인, 아동 등을 범죄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완전한 무작위가 아닌 선별적 무작위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장윤기 역시 마찬가지다."

최근 10년간 이상동기 범죄는 꾸준히 연간 수십 건씩 발생하고 있다. 발생 배경은 무엇인가.

"미국에서는 이상동기 범죄를 '증오범죄'라고 규정하는데, 국내에서 발생하는 이상동기 범죄 역시 대체로 사회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 정도가 낮았으나 현대로 들어서며 불평등의 정도가 심화됐는데, 이 과정에서 사회적 박탈감 등을 느낀 이들이 그 불만을 사회로 표출하는 것이 바로 이상동기 범죄다. 증오 외에도 정신질환을 앓다가 이상동기 범죄를 저지르는 케이스도 있는데, 앞으로 정신질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이상동기 범죄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광주 사건 이후 경찰이 도보 순찰을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그 실효성에는 의문이 따른다.

"순찰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한 조치이기는 하나 근본적으로는 치안 수요와 특성에 맞는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시키는 것이 우선이다. 순찰을 강화하면 해당 지역의 잠재적 범죄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상동기 범죄 관련해 흉기 난동이 발생할 때마다 경찰관들의 물리력 행사에 대한 '정당방위 면책 특권' 확대 요구가 나온다.

"당연히 확대돼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일선 경찰이 현행범 체포 과정에서 총을 사용할 경우 총기를 사용한 이유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심지어는 조사를 받기도 한다. 때로는 민형사상 소송으로 번지기도 하는데 이런 경우 국가나 경찰이 책임져주지 않고 개인이 모든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과감하게 총기 등을 사용해 현행범을 체포할 경찰이 몇이나 되겠나. 정당한 집행 과정에서의 행위에 한해 면책 특권을 확대하는 것이 옳다."

이상동기 범죄의 사전 예방책에 대해 제언한다면.

"이상동기 범죄는 사회적 박탈감과 증오, 정신질환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이니만큼, 형사적인 관점으로만 접근해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사회적 박탈감과 증오는 사회복지의 영역이고, 정신질환은 공중보건의 영역이지 않나. 그러니 복지와 보건, 형사를 담당하는 정부 부처가 협력해 사회적 재난인 이상동기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컨트롤타워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국무총리실 산하 기관으로 만드는 것이 좋겠지만 이것이 어렵다면 부처 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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