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업계, 환율·유가 직격탄…원가 압박 속 가격 인상은 ‘신중’

김혜인 디지털팀 기자 2026. 5. 2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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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병 20%·비닐류 50% 인상
공캔·공병도 줄줄이 인상 논의

(시사저널=김혜인 디지털팀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마트에 하이트진로의 소주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고환율과 국제 유가 상승 등 여러 리스크가 겹치며 국내 주류업계의 원가 부담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페트병과 비닐 포장재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공캔과 병뚜껑 등 주요 포장자재 인상 논의가 이어져 수익성 압박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8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한 대형 주류업체는 이달부터 맥주·소주용 페트병과 페트 상표류 납품단가가 약 20%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제품을 묶는 수축필름과 랩핑필름 등 비닐류 자재 가격도 50% 안팎 인상됐다.

다음 달과 오는 7월에는 공캔·공병·알루미늄 병뚜껑·종이박스 등 주요 포장자재 가격 인상도 논의되고 있다. 인상안이 현실화될 경우 연간 구매 비용 부담이 수백억원 이상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도입 계약을 맺은 해외 설비들의 경우 환율 상승 영향으로 실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예상보다 커졌다"며 "포장자재 인상안까지 적용되면 원가 부담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류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부 업체는 상생협력법에 따른 납품대금 연동제를 시행하며 원재료 가격 상승분을 매입 단가에 반영하고 있다. 또 다른 업체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협력업체들의 납품단가 조정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체 공급망 확보를 포함한 여러 대응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가 상승의 배경에는 환율과 국제 유가 강세가 자리한다. 특히 나프타 가격 상승은 플라스틱과 페트병 제조 원가를 끌어올렸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ICE선물거래소에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지난해 12월 60달러대 대비 약 67% 상승했다.

한편, 유가연동제 영향으로 물류비 부담도 커졌다. 한 대형 주류업체의 올해 1분기 물류비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0억원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알루미늄 가격도 상승세다. 런던금속거래소 기준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해 초 톤 당 약 2500달러에서 지난달 말 약 3500달러로 올라 40%가량 뛰었다.

다만 업계는 국내 포장자재 업체 상당수가 중소·영세업체인 만큼 일정 부분 단가 인상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안정적인 원부자재 수급과 협력 관계 유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주요 업체들은 당장 소비자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이트진로·오비맥주·롯데칠성음료 등은 현재로선 가격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환율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진 것은 맞다"면서도 "당장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설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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