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그놈이 그놈?" "그래도 진심은 봐야"…'용광로' 평택을 민심

송지원 2026. 5. 28.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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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남 더불어민주당 경기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왼쪽부터), 유의동 국민의힘 경기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경기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가 21일 경기도 평택시 안중시장 인근 및 KTX 경기남부역사 예정 부지 앞에서 각각 공식선거운동 출정식을 갖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경기 평택을 지역구는 '용광로 선거구'로도 불린다. 그만큼 다양한 유권자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라는 의미다. 실제 지난 20~22일 방문한 평택 을 지역 시민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 철학을 지역에서도 실천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지역 전문성을 중시하는 이들은 유일한 평택 토박이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거대 양당의 정치공학적 판단과 허울뿐인 공약에 지친 이들은, 개인으로서 파급력이 가장 강한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를 대안으로 삼고 싶다고 했다. 다만 남녀노소 상관없이 이들 유권자들의 마음을 좌우하는 요소는 지역에 대한 진정성이었다. 출신 상관없이 말만 앞세워 지역을 발판으로 중앙 정치에만 매몰될 것으로 보이는 인물만큼은 사양한다는 것이다.
"李 '실사구시' 국정 철학, 김용남 통해 평택을에서 체험해 볼까"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후보가 지난 20일 평택시 안중읍 홈플러스 앞에서 퇴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송지원 기자
김 후보를 뽑을까 고민한다는 유권자들에게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기대감이 느껴졌다. 즉 김용남 후보 자체가 좋다기보다는 보수층까지 끌어안겠다는 이 대통령의 실사구시 정치를 지역에서 체감하고 싶다는 것이다.

포승읍에서 만난 '평택 토박이' 56살 남성 유권자는 스스로를 '무당파'라면서도 김 후보를 찍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이 유권자는 "어차피 후보는 거기서 거기고, 공약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걸 맞춰서 이야기하고 있다"며 "굳이 찍는다면 대통령이 속한 여당 후보를 찍는 게 실제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안중읍에 살고 있다는 한 42살 여성 유권자는 "간혹 유튜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지역별로 돌면서 거주민들의 고충을 듣는 영상이나, 국무회의를 생중계하는 영상을 보게 된다"며 "말로만 지역 발전을 외치는 게 아니라 국무회의를 생중계하면서 고위관료에게 해결책을 바로바로 주문하는 걸 보면 우리의 고충도 여당 의원을 통해 대통령에게 전달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다"고 밝혔다.

"핫플 되니 손 비비는 정치인은 사양..지역에 진심이어야"
유의동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민의힘 후보(가운데)가 21일 고덕신도시 일대에서 퇴근길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송지원 기자
반면, 지역에 대한 이해도와 연고를 우선시하는 유권자들은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고덕국제신도시에 사는 36살 동갑내기 부부는 유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로 "평택에서 초중고를 나오고 3선 지역구 의원을 지낸 진짜 지역 전문가"라며 "지역에 대한 진심이 느껴진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이 지역에 보수 진보 가리지 않고 내로라하는 정치 거물들이 모이는 것을 두고 "선거철에만 핫해졌다가 바로 조용해져 버릴까 봐 걱정된다"며 "그럴수록 더욱 이 지역에 진심인 분이 당선돼야 지역 발전에 진척이 있지 않겠나"라고 부연했다.

장애 자녀를 키우고 있다는 한 50세 학부모도 유 후보가 3선 지역구 의원이던 시절 아내와 평택 지역 장애 자녀 학부모 모임에 정기적으로 나와 미흡한 복지 제도에 대한 고충을 들어준 미담을 전했다. 이 유권자는 "다른 후보들은 평택에 연고도 없는데 단순히 정치적인 이유로 나온 게 아닌가 싶다"며 "과연 진심으로 이 지역 거주민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려 나온 건지, 아니면 여길 발판 삼아 자기 정치에 이용하려는 건지 신뢰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그놈이 그놈..이왕이면 대권 주자급 거물에 맡기고 싶어"
조국 조국혁신당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왼쪽)가 20일 고덕국제신도시에서 유권자들과 퇴근 인사를 나누거나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송지원 기자
거대 양당에 얽매이지 않고 저력 있는 새 인물을 뽑겠다는 유권자들도 있었다. 평택에서 30년 넘게 살았다는 한 49살 남성은 "보수 정당이 평택을 오랫동안 대표하며 지역 전문성이 있다곤 하지만 끼리끼리 뭉친 고인물에 불과하다"며 "이들이 평택 지역구 의원이 된다고 거주민들한테 혜택이 갈 거란 보장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여당 후보는 과거 구설수에 여럿 오르고 있는데다, 민주진영에 합류한 지 얼마 안 된 사람 아닌가"라며 "차라리 조국 후보처럼 인지도도 높고 체급이 큰 데다 확실한 민주당 계열 사람이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평택에 정착한 지 10년이 넘었다는 40살 공무원은 "박근혜 정부 때부터 아파트 개발 지역을 너무 많이 풀어줘서 미분양도 많이 난 걸로 안다"며 "더 차근차근 개발해 나갔으면 고덕신도시를 중심으로 집약적으로 잘 개발이 됐을텐데 여기저기 난개발만 돼 있고 정돈이 안 돼서 결과적으로 들어와 정착한 사람들도 적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원래 국민의힘 텃밭이었던 동네인만큼 땅 지분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개발 공약을 앞세우고 나중에는 개발이 어떻게 되든 신경도 안 썼던 걸로 기억한다"며 "민주당 후보도 여기저기 옮겨다닌 사람이고 인지도도 높지 않으니 이왕이면 조 후보에게 맡겨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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