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아직”이라지만…종전 기대감에 WTI 90달러 밑으로 ‘뚝’

허서윤 기자(syhuh74@mk.co.kr) 2026. 5.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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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5% 넘게 급락
한달여 만에 최저 수준
이란 수도 테헤란의 광장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에서 한 남성이 호르무즈 해협의 그래픽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술이 꿰매진 대형 광고판 앞에서 이란 국기들 흔들고 있다. [AP 뉴시스]
국제유가가 미국과 이란 간 평화협상 기대감에 5% 넘게 급락했다. 중동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27일(현지시간) 브렌트유 7월물은 전장보다 5.29달러(5.31%) 하락한 배럴당 94.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도 5.21달러(5.55%) 내린 배럴당 88.68달러에 마감했다. 장중에는 두 유종 모두 약 한 달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브렌트유는 전날 미국의 이란 공습 여파로 올랐던 상승분을 하루 만에 대부분 반납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휴전 협상 진전 기대가 유가 하락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란과의 협상에서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고 언급했고, 이란 국영 파르스통신도 미해결 쟁점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미국 정부는 이란 국영방송이 보도한 호르무즈 해협 한 달 내 정상화, 미군 철수, 해상 봉쇄 해제 등에 대해서는 공식 부인했다. 앞서 이란 국영방송은 미국이 군사력을 철수하고 이란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할 것이며, 호르무즈 해협 통행은 오만과 협력해 이란이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실제 합의 여부와 별개로 전쟁 재확산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인식 자체가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BOK파이낸셜의 데니스 키슬러 수석 부사장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이란 군 관계자가 전쟁 재개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한 이후 트레이더들이 평화협정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원유시장에 반영됐던 극단적 공급 부족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는 유조선. [로이터 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도 일부 재개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 해운업체 코스코가 운영하는 유조선 한 척이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이틀 사이에도 원유 운반선 두 척이 해협을 지난 것으로 전해졌다.

리퀴디티에너지의 마크 셰이퍼 이사는 “선박 운항 증가가 핵심 해상 수로 재개방 기대를 키우고 있다”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 차질 우려와 단기 공급 프리미엄이 완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지정학적 긴장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지난 주말에는 평화협상 기대가 확산됐지만 이후 미국의 추가 이란 공습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 확대 등으로 긴장이 다시 고조되기도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란의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하루 1400만배럴 이상의 중동 원유 공급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추산했다.

한편 수요 둔화 우려도 제기된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 최대 항공사 두 곳은 오는 6~7월 국내선 운항 계획을 대폭 축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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